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이 4인 가구 기준 6.70% 인상됐다. 2015년 맞춤형 급여체계 도입 이후 최대 인상률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기본생활 보장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준 중위소득은 상대적 빈곤 개념을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 기준이다. 과거 최저생계비 방식은 절대적 빈곤선에 머물러,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 생활 수준이 높아져도 저소득층의 보장 수준은 과거 수준에 고정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2015년부터 국민 전체 소득의 중위값을 기준으로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 선정 기준을 정하는 맞춤형 급여체계가 도입됐다. 가장 취약한 계층의 생활도 사회 전체의 소득·생활 수준 변화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간 기준 중위소득은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을 기준으로 산정해 왔다. 그러나 증가율의 세부 산정 근거가 자주 변동해 정책 결정의 일관성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특히 최근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 증가율의 변동 폭이 다른 경제지표에 비해 지나치게 컸고, 통계의 시차로 인해 결정 시점의 경제·생활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번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 개편은 가계소득 중심 원칙을 유지하면서 기존 한계를 보완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을 출발점으로 삼되, 소비자물가와 경제성장률 등 최신 경제지표로 보정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소득 통계를 기준으로 삼는 원칙은 유지하면서 변동성과 시차를 보완했다는 점에서 기준 중위소득 결정의 합리성과 안정성을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상대빈곤 완화,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적정성, 국가 재정 여건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가데이터처 중위소득을 원칙으로 하는 객관적·통계적 보정뿐 아니라, 상대적 빈곤 완화 등 정책적 판단을 함께 검토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 객관적 통계와 사회적 판단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원칙이 이번 개편으로 명시화됐다.
다만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과 기준 중위소득 간 격차에 대한 정책적 점검은 과제다. 향후 3년간 저소득층의 실제 생활비와 결핍, 상대빈곤과 빈곤갭, 가구 유형별 필수 지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현재의 정책 빈곤선이 최저생활을 적절히 보장하는지 검증하고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3년 뒤 새 산정 방식 평가는 이런 관점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평가 결과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의 선정 기준과 급여 수준이 함께 오른다. 생계급여는 선정 기준이 곧 최저보장급여 수준이다. 이번 기준 중위소득 인상으로 2027년 4인 가구 생계급여 선정 기준은 221만7653원이 됐다. 최대 폭의 인상 결정은 저소득층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두텁게 하려는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 개편은 기준 중위소득이 기계적·통계적 산출물을 넘어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번 개편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일회성 조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향후 3년간의 평가와 환류로 산정 방식을 지속해서 다듬어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 결과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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