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표심이 승부 가를 핵심 변수
정청래, 지선 이후 16일간 머물러
김민석 14일·송영길도 12일 달해
지역 여론조사선 김민석 39% 1위
전국 순회경선서도 TK 찬밥신세
호남정당 고질적 지역색 극복 요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들의 ‘남행열차’ 탑승이 잦아지고 있다. 이번 주 제주·인천(8일)과 대구·경북(TK·9일) 경선이 예정돼 있지만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기호순) 후보는 4일 모두 호남행을 택했다. 당원 1명이 같은 가치의 1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전당대회 규칙이 바뀌면서, 전체 당원의 30% 이상이 몰린 호남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당원 수가 적고 민주당의 전통적 약세지역인 영남, 특히 TK의 소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당원 분포에 따라 특정 지역 중심으로 흘러가는 역설적인 풍경이다.
◆宋·鄭·金, 틈만 나면 ‘호남행’
당권주자들은 이날 모두 호남에서 일정을 보냈다. 송 후보는 전날 순천·여수·광양·담양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화순과 나주에서 시민 간담회를 열었다. 정 후보는 오전 광주 말바우시장을 찾은 뒤 지체장애인협회와 지역 소방공무원, 택시조합원 등을 잇달아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후보도 전북 남원 춘향골 공설시장과 정읍 샘고을시장을 방문했다. 전날 전주와 광주를 찾은 데 이어 이틀 연속 호남행에 나섰다.
후보들은 6·3 지방선거 이후 두 달여간 공개적으로 호남을 각각 열 차례 넘게 찾고 있다. 세계일보가 지방선거 이후 이날까지 세 후보의 공개 동선을 분석한 결과, 정 후보는 이 기간 호남에서 16일간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달 13일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호남에 10일간 머물며 일찌감치 지역 기반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와 송 후보도 지방선거 이후 호남을 각각 14일과 12일 찾았다. 김 후보는 지난달 6일 옛 전남도청 건물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지난달 8∼10일 사흘간 호남에 머물렀다. ‘호남 정치 복원’을 출마 명분으로 내세운 송 후보는 자신이 당대표 후보 가운데 유일한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개 일정만 집계한 만큼 비공개 일정까지 포함하면 세 후보의 호남 체류 일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최근 호남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광남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7.9%), 차기 민주당 대표 1순위 지지도는 김 후보 39.4%, 정 후보 30.0%, 송 후보 14.0% 순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후보 47.4%, 정 후보 30.7%, 송 후보 14.7%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외된 TK “제도 변경 전에도 이랬다”
세 후보의 잦은 호남행은 전당대회 시작 전부터 예고됐다는 평가다. 전당대회 투표 방식이 ‘1인 1표제’로 바뀌면서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전체 득표율에서도 유리하다는 각 캠프의 판단이 깔려 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남광주와 전북에 거주하는 당원은 약 51만명(권리당원의 약 33%) 으로 추산된다. 반면 이번 주 경선이 예정된 TK의 권리당원은 약 3만명으로 추산된다.
TK 지역에서는 1인 1표제로의 전환과 별개로 민주당이 오랫동안 이 지역을 소홀히 해왔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대구시당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TK에 한 번, 두 번 왔다고 해서 당이 TK에 관심이 더 생기는 것이 아니다. 대의원 투표 비중이 높을 때도 당은 TK에 관심이 없었다”며 “당원을 늘리는 ‘선순환’이 이뤄지려면 TK 출신 정치인을 비례대표 안전권에 배치하는 전략적 판단을 당 지도부가 해야 한다. 20년째 이 주장을 하고 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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