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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美국채 매각 막아라”…美, 엔화 방어 왜 나섰나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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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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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는 쏟아지지만, 시간은 항상 부족합니다. [월드픽]은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뉴스 가운데 꼭 알아야 할 국제 이슈를 골라 핵심만 콕 짚어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의 국제 뉴스를 통해 내일의 흐름까지 읽을 수 있도록, 사건의 배경과 역사적 맥락, 앞으로의 의미까지 함께 짚어드립니다.

 

미국이 일본과 함께 엔화를 사들이며 엔화 가치 방어에 나섰다. 겉으로는 동맹국 일본을 돕기 위한 조치지만, 일본이 엔화를 방어하려고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팔 경우 미국 금융시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좋은 관계”여서 엔화 약세를 저지하는 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밝혔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31일 외환시장에서 공동으로 엔화를 매수했다. 미·일이 함께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공동으로 엔화를 사들인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동맹 지원 넘어…美국채시장 방어 계산

 

미국이 직접 나선 가장 큰 이유로는 미국 국채시장이 꼽힌다.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 중 하나인 일본 정부가 엔화를 사는 데 필요한 달러를 마련하려고 외환보유액에 포함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팔면 국채 가격이 내려가고 미국 장기금리가 오를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미국 정부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와 돈을 빌린 기업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일본이 미국 국채를 시장에 팔지 않고 담보로 맡긴 뒤 달러를 빌릴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도록 했다. 연준은 이 제도가 외국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대량 매각을 막고 국채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엔화 약세가 미국 기업에 불리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자동차와 기계 등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져 미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유리해진다.

 

◆공동개입에 급락 제동…금리차가 변수

 

미·일 당국의 공동 개입을 전후해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 환율은 156∼157엔대로 내려간 가운데, 엔화의 급락세에는 당분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단독 개입과 달리 미국이 실제 거래에 참여하고 추가 개입까지 예고하면서 시장이 미·일 당국의 개입 의지를 가볍게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인 미·일 금리차는 그대로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한 반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는 3.50∼3.75%다.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달러 자산 등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계속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FT와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나 미국 금리 하락 없이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추세를 장기간 뒤집기는 어렵다는 시장의 평가를 전했다. 개입은 환율이 움직이는 속도는 늦출 수 있지만 방향까지 계속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향후 일본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거나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 양국의 금리차가 좁혀지는지가 관건이다. 변화가 없으면 투자자들이 다시 달러당 160엔 이상을 시험하며 미·일 당국에 추가 개입을 압박할 수 있다.

 

◆일본 여행비 오르고, 수출기업은 일부 숨통

 

엔화 반등은 한국인의 일본 여행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같은 10만엔을 환전할 때 필요한 원화가 늘어난다. 일본산 카메라와 의약품 등의 국내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와 기계, 철강 등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엔화 강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엔화가 오르면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에서 장비·소재·부품을 수입하는 국내 기업과 일본산 카메라·의약품·취미용품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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