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에서 성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국인 기업인이 입국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외국인의 입국 허가 여부는 경제적 기여 가능성보다 공공의 안전과 법질서 유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강우찬)는 호주 국적 기업인 A씨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입국 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중국 국적이었다가 2025년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호주에 모회사를 둔 한 그룹의 한국 지사와 제주도 부동산 사업을 운영하는 국내 법인의 회장을 맡고 있다.
출입국당국은 A씨의 과거 성범죄 이력이 출입국관리법상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입국을 불허 처분했다.
A씨는 과거 한국인 여성을 상대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을 저질러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A씨는 입국 불허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기소유예 처분 이후 8년 넘게 추가 범죄나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고 재범 가능성도 없다”며 “입국 불허 처분의 근거 법령과 위반 사실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주도 관광객 유치 등 공익적 측면에서도 입국을 허용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출입국당국의 판단이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범행의 성격 등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가볍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공공의 안전과 선량한 성풍속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소유예 처분 이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험성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가 현재까지도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외국인에 대해 기업 총수라는 지위나 상당한 경제적 기여 가능성 등 개인적·경제적 사정을 주된 이유로 입국과 체류를 허용할 경우 출입국 관리가 지향하는 공공 안전과 법질서 유지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처분 당시 당사자가 입국 불허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이유가 제시됐다면 관련 법령과 위반 사실을 일일이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더라도 위법한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향후 재외공관을 통해 입국 규제 특별해제를 요청하거나 입국 제한 기간이 지난 뒤 관련 법령상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는 다시 입국을 신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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