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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여성인권·식량안보… 인류가 직면한 절박한 과제 환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70년-글로벌 평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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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평화상이 조명한 평화의 얼굴들

인간의 존엄 회복시킨 공로자들 헌신 기려
더 많은 사람에게 평화의 실천 동참 메시지

제1회 선학평화상이 기후위기와 식량안보를 평화의 문제로 제시했다면, 이후 선학평화상은 시대마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절박한 과제를 새로운 평화 의제로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이끌어 왔다.

제2회 수상자 지노 스트라다
제2회 수상자 지노 스트라다

제2회 선학평화상은 ‘글로벌 난민 위기’를 조명했다. 공동수상자인 이탈리아 외과의사 지노 스트라다는 국제 의료구호단체 ‘이머전시(Emergency)’를 설립해 전쟁과 분쟁의 최전선에서 수많은 생명을 살려냈다. 그는 치료비를 낼 수 있는지, 어느 민족과 종교에 속하는지를 묻지 않았다. 생명이 위급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등하게 치료받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인간의 ‘치료받을 권리’를 지켜냈다.

또 다른 공동수상자인 사키나 야쿠비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과 난민을 위한 교육에 헌신했다. 여성의 교육이 제한되던 상황에서도 비밀학교를 운영하며 소녀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었고, 교육과 직업훈련을 통해 난민들이 스스로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도왔다.

전쟁은 사람에게서 집과 가족만 빼앗는 것이 아니다. 치료받을 권리와 교육받을 권리, 미래를 선택할 권리까지 앗아간다. 선학평화상은 의료와 교육을 통해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킨 이들의 헌신을 조명하며 난민 문제 역시 국제사회가 손잡고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일깨웠다.

선학평화상이 세 번째로 주목한 분야는 여성의 존엄과 식량안보였다. 2019년 제3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소말리아 출신 인권운동가 와리스 디리는 자신이 겪은 여성성기절제(FGM)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며 수많은 소녀를 폭력적인 관습으로부터 보호하는 국제운동을 이끌었다.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는 농업혁신을 통해 아프리카의 식량안보와 농민의 자립을 이끌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을 제시했다. 선학평화상은 두 사람을 공동수상자로 선정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폭력과 굶주림으로 인한 구조적 빈곤 역시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평화의 문제임을 세계에 알렸다.

제3회 수상자 아킨우미 아데시나·와리스 디리
제3회 수상자 아킨우미 아데시나·와리스 디리

제4회 선학평화상은 종교와 정치의 사회적 책임에 주목했다. 팔레스타인 출신 루터교 주교 무닙 유난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사이의 대화를 이끌며 종교가 갈등이 아니라 화해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마키 살 당시 세네갈 대통령은 민주주의 제도를 개혁했고, 투명한 행정과 경제발전을 추진했으며, 아프리카의 모범적인 굿거버넌스를 구현한 점이 평가됐다. 제4회 선학평화상부터는 설립자의 평화 이상을 특별히 기리기 위해 ‘설립자특별상을 신설해 세계 평화에 탁월한 공헌을 한 지도자에게 수여했는데, 첫 수상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확산에 기여했다. 수상자들의 면면은 종교와 정치, 국제기구가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코로나19는 선학평화상이 또 하나의 평화 의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5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사라 길버트 교수는 비교적 저렴하고 보급이 쉬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끌었고, 공동수상단체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백신을 구하기 어려운 국가와 취약계층에 백신이 공급될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이끌었다. 생명을 지키는 의학의 성과는 특정 국가의 자산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할 공공재라는 점을 선학평화상은 강조했다. 훈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는 동남아시아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설립자특별상을 받았다.

 

지난해 수여된 제6회 선학평화상은 미래세대로 시선을 넓혔다. 공동수상자 완지라 마타이는 산림 복원과 환경운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앞장섰고, 휴 에번스는 세계 시민들의 연대를 이끌어 빈곤퇴치와 국제협력을 확산시켰다. 패트릭 아우아 주니어는 가나에 아시시대학교를 설립해 윤리와 전문성을 갖춘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며 교육을 통한 사회변화를 실천해 왔다. 설립자특별상은 민주주의와 평화 증진에 기여한 굿럭 조너선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종교 간 화합과 영적 연대를 이끈 사무엘 하데베 남아프리카공화국 종교지도자가 공동 수상했다.

제5회 수상자 사라 길버트
제5회 수상자 사라 길버트

한학자 총재는 평화를 국가 간 외교에만 머물지 않는 인간 삶의 실천으로 보았다. 기후변화와 빈곤, 질병과 교육, 여성인권과 종교화합 등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세계와 연결하고 그들의 실천을 확산시키는 것 또한 평화를 이루는 길이었다. 선학평화상과 설립자특별상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시대마다 새로운 평화 의제를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 왔다.

역대 수상자들은 정치인과 종교인, 의사와 과학자, 교육자와 인권운동가, 국제기구와 시민단체 등이다. 활동 분야도, 국적과 문화도 서로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의 곁에서 인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오랜 시간 자신의 삶으로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선학평화상이 이들의 업적을 기리는 이유는 한 사람의 영웅을 칭송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걸어온 길을 세계와 나누고, 더 많은 사람이 평화의 실천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상은 한 사람에게 수여되지만, 그가 보여준 용기와 헌신은 국경을 넘어 또 다른 평화를 낳는다. 선학평화상이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를 향해 전해 온 가장 큰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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