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수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230억원대 건물의 임대수익으로 탄탄한 현금 흐름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 전문가와의 대화 속에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에 대한 고민을 꺼내놓았다. 대한민국 1호 부동산학 박사 서동기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그녀는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는 아쉬움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서 박사의 설명을 들은 뒤 이내 생각을 바꿨다. 30억원 이상의 주택에 매겨지는 50% 수준의 상속세를 감안하면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 상승이 반드시 실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진단을 수용한 결과다. 자산 증식이라는 허울보다 자신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을 지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박정수는 30대 초반에 대출 없이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인근의 첫 자가를 마련했다. 이곳은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적 선택이 아니라 철저한 실거주 목적의 보금자리였다.
반면 자산 증식의 축은 온전히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 한정된 자산이 주택에만 묶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거주용 주택의 가격 변동에 연연하지 않는 대신 상업용 건물의 월세 수익으로 매달 안정적인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과감한 대출 레버리지를 활용해 28억원에 매입한 신사동 빌딩을 신축하고 20년 가까이 보유하며 230억원대 자산으로 키워낸 저력은 이러한 실속 중심 운용의 결과물이다. 특히 건물의 지하부터 4층까지는 일반 임대로 운영하는 한편, 소유한 건물 5층 전체는 사실혼 관계인 정을영 PD의 작업 공간으로 내어주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안분하는 실속 중심의 운용을 고수하고 있다. 무리한 주택 투기로 자산을 묶어두기보다 현금 창출력이 검증된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하고, 주거 안정성과 유동성을 동시에 잡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셈이다.
박정수의 이러한 냉철한 현실 감각은 거친 풍파를 온몸으로 견뎌낸 인생의 이력에서 단련됐다. 1970년대 달력 모델로 활동하며 변두리 집을 살 만큼 큰 수입을 올렸던 화려한 전성기를 뒤로하고, 1972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신인상을 거머쥐었으나 연기에 대한 확신과 당시의 사회적 편견이 겹쳐 1975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다. 하지만 1987년 남편의 회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하루아침에 경제적 바닥을 경험했다. 박정수는 생계가 막막해지자 직접 PD들에게 연락해 배역을 구하며 1989년 현장으로 돌아왔고, 이어진 이혼의 아픔 속에서도 오직 자기 관리와 묵묵한 연기로 삶을 지탱해 냈다.
박정수는 복귀 후 시트콤과 주말극을 오가며 독보적인 개성파 조연으로 자리 잡았고, 2007년 갑상선암 판정을 이겨내는 과정에서도 철저한 루틴을 지켰다. 자신과 같은 병을 겪은 후배 박정아에게 조언을 건네는 등 주변을 살필 줄 알았던 내공은 긴 공백기와 투병 생활 속에서 다져진 것이다. 정을영 PD와 법적 혼인 대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것 역시 복잡한 제도적 구속이나 양가 집안의 형식적인 마찰을 피하고, 서로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실질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선택이다. 홀로 두 딸을 올곧게 길러낸 어머니로서의 이력도 빛난다. 큰딸은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뉴욕 패션스쿨을 거쳤고, 둘째 딸은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에서 병리학을 전공하는 등 각자의 길을 주체적으로 개척했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품위를 잃지 않고 자녀들을 반듯하게 키워낸 뚝심은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그녀만의 고유한 인생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탈한 일상을 전하는 그녀는 다수의 명품 가방을 보유하면서도 철저한 소비 통제를 유지하는 자산 관리 원칙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 2014년 예능에서 체전굴(앉아 윗몸 앞으로 숙이기) 25cm를 기록할 정도로 60대가 넘어서도 유연성을 유지하는 운동 습관도 여전하다. 230억원이라는 거대한 자산에 이르렀지만 과거의 결핍에 짓눌리지 않고, 매달 들어오는 월세 수익 속에서 자신의 보폭을 지킨다. 거주지 시세가 샀을 때와 같아도 상속세 비율을 따져보며 웃어넘기는 모습은, 연예인의 극적인 성공담이 아니라 거친 세월을 스스로 돌파해 낸 한 생활인의 살아있는 증명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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