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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니카라과에 군수공업부 인사 파견…군수협력 재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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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기자 tae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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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디니스타 혁명 기념행사에 군수공업부 1등서기관 참석
냉전기 군사협력 재조명…최근 고위급 교류도 잇따라

북한이 지난해 7월19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혁명 기념행사에 파견한 대표단 인사가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 1등서기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동일 인물을 2024년에도 이 행사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북·니카라과 간 군수 분야 인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군수공업부 인사를 중남미 반미 정권 행사에 반복적으로 파견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3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해 7월19일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열린 제46주년 산디니스타 혁명 기념행사에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 1등서기관 백남철을 대표단으로 파견했다. 평소 주쿠바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백남철은 대외적으로는 외무성 소속 외교관 신분을 사용하지만, 실제 소속은 노동당 군수공업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19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열린 제46주년 산디니스타 혁명 기념행사에 참석한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 백남철. 니카라과 국방부
지난해 7월19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열린 제46주년 산디니스타 혁명 기념행사에 참석한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 백남철. 니카라과 국방부

특히 북한이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백남철을 산디니스타 혁명 기념행사 대표단에 포함시켰다는 점이 주목된다. 산디니스타 혁명은 1979년 다니엘 오르테가를 비롯한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이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사건이다. 백남철이 올해도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은 올해도 니카라과와의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산디니스타 혁명 승리 47주년을 맞아 다니엘 오르테가·로사리오 무리요 공동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귀국에 진보와 발전, 번영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동당 군수공업부는 당의 군수공업 정책을 총괄·집행하는 핵심 기관으로 국방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대러 군사협력을 대외관계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린 가운데, 니카라과와도 군수 분야의 접점을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마누엘 모데스토 뭉기아 마르티네스 주북한 니카라과 대사. 니카라과 매체 El 19 Digital
마누엘 모데스토 뭉기아 마르티네스 주북한 니카라과 대사. 니카라과 매체 El 19 Digital

◆다시 가까워진 북·니카라과

 

북한과 니카라과의 군사적 인연은 냉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9년 산디니스타 혁명으로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 정권이 출범한 이후 북한은 니카라과에 군사 지원을 제공했다. 미국 CIA 기밀해제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1983∼1984년 니카라과에 경비정 4척을 공급했으며, 1984년 말에는 15명의 교관을 파견했다.

 

1984년에는 오르테가 대통령의 동생이자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움베르토 오르테가가 북한을 방문해 무기 도입을 협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당시 산디니스타 정권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반군 ‘콘트라’와 내전을 벌이고 있었고,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권 국가들로부터 군사 지원을 모색했다.  

 

이 같은 관계는 1990년 산디니스타 정권이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북한은 1994년 니카라과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 이후에도 외교관계는 유지됐지만 상주공관이 사라지면서 북·니카라과 관계는 냉각됐다.

 

그러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2007년 재집권한 이후 북·니카라과 관계는 다시 복원되기 시작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2007년 재집권한 이후 니카라과는 쿠바, 베네수엘라와 함께 중남미 대표 ‘반미 3국’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북·니카라과는 2023년 대사관 재설치에 합의하며 본격적으로 관계 복원에 나섰다. 이듬해 4월 니카라과는 서울에 있던 주한대사관을 돌연 철수하며 친북 행보를 본격화했다. 니카라과는 202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브렌다 로차 최고선거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2023년 10월17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 외국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제니아 루스 아르세 세페다 주한 니카라과 대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페다 대사는 2024년 주한 니카라과대사관 철수와 함께 한국을 떠났다. 뉴시스
2023년 10월17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 외국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제니아 루스 아르세 세페다 주한 니카라과 대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페다 대사는 2024년 주한 니카라과대사관 철수와 함께 한국을 떠났다. 뉴시스

니카라과의 대북 밀착은 우리 정부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2024년 주한 니카라과대사관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외교부 중남미국장과 주니카라과대사가 문책성 인사 대상에 오르는 등 외교부 내부에도 적잖은 후폭풍이 일었다.

 

현재 평양에 있는 니카라과대사관은 대사 한 명이 상주하는 소규모 공관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니카라과는 오르테가 대통령의 정책보좌관을 초대 주북 대사로 내정했지만, 이후 마나과 시의원이던 마누엘 모데스토 뭉기아 마르티네스가 주북 대사로 임명돼 현재까지 공관을 이끌고 있다. 다만 쿠바와 달리 니카라과가 북한에 국방무관을 별도로 파견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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