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세네갈 수도 다카르 앞바다의 작은 섬 고레섬(Goree Island)에 한 여성이 조용히 섰다. 대서양이 바라다보이는 그곳은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하는 문(Door of No Return)’으로 불려 왔다. 수백 년 전 서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많은 아프리카인이 가족과 고향을 뒤로한 채 이 문을 지나 노예선에 올랐고, 끝내 고향을 다시 밟지 못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는 약 두 시간 동안 그 섬에 머물며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기도와 성별 의식을 치렀다. 피부색과 종교, 국적을 넘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해원의 기도였다.
고레섬은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됐지만,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기억을 간직한 곳이다.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이곳은 대서양 노예무역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였다.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취급돼 이곳을 거쳐 대서양 너머로 팔려나갔고, 가족과 공동체는 무너졌다. 살아남은 이들은 타국에서 노예로 살아야 했으며, 많은 이들은 대서양을 건너다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신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가장 가혹한 역사”
한 총재는 이를 “신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가장 가혹한 역사”라고 통렬히 비판하며 반드시 기억하고 치유해야 할 상처라고 말했다. 이날 기도에는 세네갈 정부 관계자와 기독교·이슬람 지도자들도 함께했다. 서로 다른 종교가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은 평화가 인류 공동의 가치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고레섬 방문은 추모에 그치지 않았다. 한 총재는 고레섬 주민들의 긴급환자 이송과 재난 대응을 위해 응급수송선 한 척을 쾌척했다.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는 기도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것이 한 총재가 추구한 평화였다.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의 고통을 덜어 주는 실천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고레섬에서의 기도는 역사적 원한을 화해로 바꾸려는 영적 실천이자 상처 입은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려는 인간적 헌신이었다.
한 총재는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선도 남달랐다. 그는 아프리카를 빈곤과 분쟁의 대륙이 아니라 오랜 문명과 풍부한 문화, 젊은 세대의 가능성을 품은 미래의 대륙으로 보았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원조가 아니라 스스로 미래를 열어 갈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키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의 치유와 인간의 변화, 공동체의 자립이 함께 이루어질 때 아프리카가 세계 평화를 이끄는 새로운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고레섬을 ‘눈물의 섬’이 아닌 ‘평화의 섬’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했고, 이 발상은 이후 ‘신아프리카’ 비전으로 이어졌다. 신아프리카는 원조에 의존하는 아프리카를 넘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고 자립과 협력, 화해와 공동번영을 이루며 하나님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아프리카를 뜻한다.
‘눈물의 섬’ 아닌 ‘평화의 섬’으로 부활 기원
고레섬에서 올린 한 번의 기도는 종교의식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상처 입은 대륙을 향한 위로이자, 아프리카가 인류 평화의 새로운 주체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의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 선언은 이후 아프리카 곳곳에서 펼쳐질 ‘신아프리카 평화운동’의 첫걸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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