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교수들에게 약 42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해당 업체의 대표 등과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대학병원 교수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훈)는 심혈관용 스텐트 등을 판매하는 의료기기 제조업체 A사와 대표 B씨, 전직 이사 C씨를 의료기기법 위반죄 등으로 30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사로부터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대학병원 교수 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사는 연구목적이 아닌 제품의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전국 53개 대학병원에 자신의 회사에서 출시한 심혈관용 스텐트 제품의 ‘시판 후 임상시험’을 제안한 후 연구비 명목으로 약 42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스텐트 제품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 제품으로, 각 병원에서 A사 제품을 환자에게 시술하고 임상연구 대상자로 등록하면 등록된 환자 수에 연동해 1건당 20∼115만원의 연구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A사로부터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병원 교수들은 연구비 명목으로 각각 약 4400만원∼4억810만원의 리베이트를 교부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일부 의사들은 A사의 비상장주식을 보유하는 등 경제적 이해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판된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공익적 제도를 의료기기 거래를 유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이용된 스텐트 제품은 혈관 부위에 영구 삽입하는 4등급 의료기기로, 환자의 생명·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 위험성이 높은 의료기기다.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대학병원 교수 중 한 명인 D씨는 아내 명의로 법인을 설립한 후 A사의 판매대리점인 것처럼 의료기기 거래구조에 편입시켜 7년간 약 7억78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도 받는다.
검찰은 “시판 후 임상시험이라는 공적 제도를 이용해 연구비 명목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의료기기 거래를 유인한 ‘신종 리베이트 제공 수법’과 의료기기 유통 과정에서 판매대리점 거래를 가장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우회적 리베이트 구조’를 밝혀낸 최초 사례”라고 평가했다. 검찰은 또 “불법 리베이트 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리베이트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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