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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 ‘자국기업 차별 외국 공무원 제재법’ 발의… 韓, 입법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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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권구성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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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쿠팡 갈등’ 확산 우려

美 입국 금지·추방 허용 내용 담아
쿠팡 규제 등 입법 배경 사례 제시
단독 발의라 법사위 통과 쉽지 않아

韓 “양국 관계 불똥 안 튀게 관리”
국적 무관 동일한 기준 적용 강조
공정위원장 “배민 등과 같은 잣대”

미국 집권 여당인 공화당 소속의 하원의원이 자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한 외국 정부 공무원의 입국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규제를 대표 사례로 거론했다.

 

법안이 실제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 정치권에서 한국 정부의 기업 관련 정책을 입맛대로 해석해 문제 삼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쿠팡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28일 마이클 바움가트너 하원의원(워싱턴주)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우리 땅에 갈취범은 안 된다(No Racketeers on Our Shores Act)’ 법안을 발의했다. 의원실은 다음날인 23일 보도자료와 팩트시트를 통해 법안 취지를 공개했다. 법안은 미국 기업을 비미국 기업보다 더 가혹하게 조사하거나 제재하는 등 ‘경제적 차별(economic discrimination)’ 조치를 한 외국 정부 공무원에 대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경우에는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회의사당.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법안 본문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으면서도 발의 배경으로 제시된 사례에 유럽연합(EU), 브라질 사례와 함께 한국 정부의 쿠팡 제재를 제시한 점이다.

 

바움가트너 의원실은 팩트시트에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규제를 언급하며 “한국 당국이 미국계 기업인 쿠팡을 상대로 수십 차례 조사를 벌이고 수천 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한 데 이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법안은 발의 당일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다만 공동발의자 없는 단독 발의 법안이어서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바움가트너 의원은 쿠팡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 내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문제 제기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그는 4월에도 동료 공화당 의원 53명과 함께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에게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차별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담긴 조치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발송했다.

 

쿠팡은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 바움가트너 의원의 지역구는 워싱턴주인데, 쿠팡 본사 소재지인 시애틀이 워싱턴주다.

 

정부는 법안의 실제 입법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한·미 관계로 불똥이 튀지 않도록 관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아직 구체적인 입법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입법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쿠팡 관련 사안이 한·미 양국 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기업의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기업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도 지속적으로 설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집권여당인 공화당 소속의 하원의원이 자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한 외국 정부 공무원의 입국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규제를 대표 사례로 거론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연합뉴스
미국 집권여당인 공화당 소속의 하원의원이 자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한 외국 정부 공무원의 입국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규제를 대표 사례로 거론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지난 23일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쿠팡 관련 중간보고서의 사실관계 오류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담은 상세 설명자료를 전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법사위뿐 아니라 반독점소위원회와 외교위원회 관련 사무실에도 같은 자료를 전달했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미 국무부에도 우리 측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법사위 측으로부터 우리 정부가 제출한 설명자료에 대한 별도의 논평이나 공식 입장을 전달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시각차는 단순한 기업 규제 문제를 넘어 양국 간 경제·안보 현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지난 16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쿠팡 문제를 비롯해 이와 얽힌 한·미 안보협의 등의 사안을 논의했다. 일시 귀국해 하루 전 기자들과 만난 강 대사는 쿠팡 문제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오래 가는 이슈”라고 평가했다. 강 대사의 이례적인 일시 귀국이 쿠팡 문제·대미 투자·한·미 안보협의 등이 얽힌 양국 현안의 ‘해결책’이 쉽게 나오지 않는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언급이다.

 

미국 측이 한국의 쿠팡 조사를 비판한 것을 두고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정위는 쿠팡뿐 아니라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 플랫폼 사업자를 똑같은 잣대로 제재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 집행을 엄중하게 (기업 소유자) 국적에 관계없이 차별 없이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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