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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믿고 납품했는데” 공익채권 미변제 속앓이…피해액만 27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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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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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납품 수입업체 미정산 피해
10개 업체 미정산 피해액만 약 272억
식품 원료 수입·가공 납품 업체 대부분
‘공익채권’ 변제 규정 법령도 무용지물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장기화로 납품 수입업체의 생존 환경까지 흔들리고 있다.

 

사태 정상화를 믿고 물품을 공급한 업체들이 법적으로 우선 변제 대상인 공익채권마저 제때 회수하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유사 사례 발생 시 회생기업과 협력업체 간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연합뉴스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연합뉴스

 

사단법인 한국수입협회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식품원료 수입·가공 제조기업들의 공익채권 미변제 문제가 해당 기업 경영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28일 밝혔다.

 

협회의 회원사 대상 피해 조사에서 응답한 10개사의 미정산 피해액은 약 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9개사는 식품원료를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제조한 후 대형할인점 등에 납품하며, 협회는 이들 업체가 해외 공급업체와의 결제 지연·생산 차질·고용 축소 등 연쇄적인 경영난도 겪는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특히 미정산 대금 성격을 부각했다. 해당 채권이 홈플러스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한 물품대금으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상 공익채권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법의 제179조는 채무자의 업무·재산에 관해 관리인이 회생 절차 개시 후에 한 자금의 차입이나 그 밖의 행위로 생긴 청구권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한다.

 

제180조는 공익채권을 회생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시로 변제하며, 회생채권 등에 우선해 변제하도록 밝힌다.

 

공익채권은 회생기업의 영업 유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권을 우선 보호하기 위한 제도여서, 현장에서는 공익채권 미변제가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수입업체들의 대금 회수 문제를 넘어 기업 경영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협회 회원사 A업체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홈플러스 정상화 가능성을 믿고 납품을 이어왔다며, 받았어야 할 공익채권 규모가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와의 거래 비중이 업체 전체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 만큼 채권 회수 지연은 곧 경영 부담으로 이어졌다면서다.

 

이번 사태는 A업체의 해외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업체 관계자는 “사정을 알게 되면서 (해외 거래 업체가) 우리와의 거래를 끊으려고 한다”며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 후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우리처럼) 2중, 3중으로 고충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수입 식품 제조업 특성상 원료 발주와 입고의 시차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다.

 

운송·통관 등을 거쳐 원료가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데, 홈플러스처럼 주요 납품처와의 거래에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도 기존 발주 물량을 계속 받아내야 해서다.

 

결국 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원료를 처분하거나 보관 부담을 떠안는 일로 이어진다며, 경영 환경 악화는 인력 감축과 신용등급 하락 등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협회는 이번 사안을 기업 간 채권 분쟁이 아니라 식품 공급망 안정과 국민 먹거리 문제로 보고 정부와 국회에 범정부 협의체 구성, 긴급 금융지원, 주요 이해관계자의 책임 있는 변제계획 마련 등을 촉구했다.

 

사단법인 한국수입협회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식품원료 수입·가공 제조기업들의 공익채권 미변제 문제가 해당 기업 경영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수입협회 제공
사단법인 한국수입협회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식품원료 수입·가공 제조기업들의 공익채권 미변제 문제가 해당 기업 경영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수입협회 제공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개별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넘어 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과 협력업체 간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익채권마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앞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기업들은 협력업체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입협회는 1970년 설립된 대한민국 유일의 수입전문 경제단체로 국내 수입업체의 권익 보호와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 확보, 물가 안정,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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