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주택시장 안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대국민 토론회를 열었지만 사실상 ‘서울·수도권 주민만을 위한 토론회’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의가 ‘서울 집값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지방 주택시장이 처한 문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대부분 발언 시간을 서울 집값 급등과 세제 문제에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로 강화하고, 어떤 차등을 둘지가 중요하다”며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투기용 주택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두고도 “기회를 무한대로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서민·중산층용 주택은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방 주택시장에 대해선 지역별 규제 차등 필요성만 거론했다.
이와 함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검토, 실수요자 금융지원 확대, 보유세·거래세 세제 개편 등을 중심으로 한 전문가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지역 주택 미분양 실태와 정비사업 침체 등 지역 주택시장 현안을 주제로 한 발제는 없었다.
현장에서는 고가 주택의 기준을 두고 서울·수도권과 지역 간 인식 차를 보이기도 했다. 대전 지역의 한 교수는 “전국 주택 평균 가격이 5억원이니 그 두 배인 10억원 정도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서울 지역 토론자는 초고가 기준을 50억원으로 제시했다. 50대 한 전주시민은 “서울에 20억 가까이하는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지역에서 살만한 아파트 몇 채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지방에서는 이번 토론이 “딴 세상 얘기”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실제 지역 부동산 시장은 악화일로다. 미분양 부담은 누적된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6만5239호 가운데 비수도권 물량은 71.5%를 차지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1만3042호로 가장 많고 이어 부산 8292호, 충남 8213호, 경남 5193호, 인천 4574호 등의 순이었다. 가장 적은 곳은 세종으로 43호였다. 서울은 985호로 집계됐다.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공사비 상승과 시공사 확보난, 장기 지연 등으로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만큼 정책도 지역별 상황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 실수요자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DSR) 차등 적용,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을 낮출 정비사업 지원책 등 지역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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