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시간 층간소음을 항의하다가 아파트 복도에서 욕설한 행위는 모욕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표현일 뿐,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모욕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0월 7일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 주민 B씨를 찾아가 “야 이 XX놈아, X도 못하는 XX”라고 욕설을 해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A씨는 층간소음으로 불편을 호소하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출동한 경찰은 소음 등 특이사항을 확인하지 못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중재로 해결하라고 한 뒤 물러났다. 이후 오후 11시 30분쯤 A씨가 관리사무소 직원 1명을 대동해 위층에 찾아가 주민 B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1·2심은 모욕죄를 인정하며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야 이 XX놈아, X도 못하는 XX’라고 욕설을 했다는 B씨의 일관된 진술을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A씨는 이에 불복했지만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욕설을 할 때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인다”며 욕설에 대해서도 “개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욕설이 모욕죄가 아니라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이 듣고 기분이 나쁜지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가 아닌,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다”며 “A씨가 흥분한 상태에서 B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며 한 단순한 욕설로, B씨의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표현에 불과할 뿐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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