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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르겠다" 말에 격분, 시너 뿌리고 불 질렀다… 경산 방화사건 전말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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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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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끝 지하서 인화물질 들고 올라와 방화, 순식간에 관리실 아수라장
주민들에게 들어본 갈등의 시작부터 방화까지 '참사 5분'
우연히 현장 방문했던 애꿎은 주민 3명도 화상 피해 입어
CCTV 확인하러 갔다가 참변, 경산 방화 피해자 50대 여성 1명 결국 숨져

경북 경산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으로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부상자 중 여성 1명(50대)이 안타깝게도 숨지면서 이번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70대 남성 방화 피의자 A씨가 관리실 측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이 나오자 건물 지하창고에 보관 중이던 시너를 가져와 바닥에 마구 뿌린 뒤 불을 붙인 탓에 발생했다는 피해자들 증언이 나왔다.

 

아파트 운영 문제 등에 오랜 기간 불만을 품어온 피의자가 순식간에 저지른 범행 탓에 입주자대표 등 갈등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당일 우연히 관리실에 들렀던 애꿎은 주민들도 하반신 등에 화상을 입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사고 피해자들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일인 전날 오전 8시 20∼25분쯤 이 아파트 주민 B씨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고 바깥으로 나왔다가 관리실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그곳으로 향했다.

 

B씨가 관리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부에는 피의자 A씨를 비롯해 입주자대표회 회장 및 감사위원, 관리실 경리직원, 경비원, 주민 2명 등이 모여 있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관리실 측에 아파트 관리 규약 문제를 언급하며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등 강하게 항의했고, 아파트 폐쇄회로(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두고도 피의자와 관리실 측이 옥신각신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A씨를 향해 "누가 CCTV를 훼손했는지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그는 갑자기 이 건물 지하창고로 내려가 시너통을 가져온 뒤 관리실 바닥에 마구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 경비원 등에 따르면 관리실 지하에는 아파트 도색 등을 위해 페인트와 시너 등이 보관돼 있다. 또 피의자 A씨도 과거 입주자대표회 감사위원 등을 지낸 바 있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방화로 관리실 안은 순식간에 화염으로 뒤덮였고, 그를 포함해 내부 또는 외부 지근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전신 화상 및 하반신 화상 등 피해를 봤다.

 

조사 결과 부상자 8명 가운데 주민 2명도 B씨처럼 당일 우연히 관리실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50대 여성인 C씨는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치료를 받던 서울 모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C씨에 대한 검시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C씨가 사망함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 A씨의 혐의를 기존 현주건조물방화치상에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으로 변경했다.

 

사건 발생 후 수사전담팀을 구성한 경찰은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나, 피의자 역시 전신화상으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까닭에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다만 사건 발생 전후 사정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관리실 내부에 있던 CCTV 보관 장치와 관리실 주변에 주차됐던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했다.

 

CCTV 보관 장치는 화재로 상당 부분 소실된 상태라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는 범행 동기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며 "계획 범행 여부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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