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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임오경 “생활체육은 최고의 복지… 정치는 금메달보다 더 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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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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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체위 임오경 민주당 의원, 세계일보 단독 인터뷰

관람 취약계층 스포츠 접근권 보장 추진…‘K-컬처 6법’ 완성 구상 밝혀
생활체육부터 지역축제까지…“시민 삶 바뀌는 정책이 진짜 성공한 정책”
 “스포츠는 더 이상 경기장에서 승패를 겨루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누려야 할 문화이자 복지입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실제 주인공.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핸드볼 금메달리스트이자 국가대표 감독을 거쳐 이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 스포츠 정책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됐다. 선수 시절에는 코트에서 승리를 위해 뛰었다면, 지금은 국회에서 국민 누구나 스포츠를 누릴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실 제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실 제공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갑)은 24일 세계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 문화·체육 정책의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문체위에서 스포츠·문화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임 의원은 22대 국회 들어 생활체육과 스포츠산업, 문화콘텐츠, 지역축제 분야 입법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는 스포츠를 경기력 중심 정책에서 국민의 삶을 바꾸는 문화·복지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구상을 거듭 강조했다. 생활체육 활성화와 스포츠산업의 공공성 강화, K-컬처 육성, 지역축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입법 구상은 물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서 정치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정치 철학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가 최근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분야는 스포츠 향유권 확대다. 경기장을 찾고 싶어도 접근성 문제로 관람 기회를 얻기 어려운 장애인과 고령층 등 관람 취약계층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임 의원은 최근 자신이 대표 발의한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법과 제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 “특히 장애인과 노인 등은 온라인 예매 과정에서 접근성 문제로 스포츠 관람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스포츠산업 진흥 정책을 수립할 때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 등 관람 취약계층을 폭넓게 고려하도록 하고, 스포츠산업 사업자도 이들의 관람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보다 실질적인 관람권 보장과 접근성 개선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생활체육에 대한 철학도 분명하게 밝혔다. 선수와 지도자를 모두 경험한 그는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대립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았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전문체육과 국민 건강, 공동체를 지탱하는 생활체육이 함께 성장해야 스포츠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인식이다.

 

임 의원은 “생활체육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적 인프라”라며 “외로움과 고립이 사회문제가 된 지금 생활체육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시설을 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맞춤형 동호회와 지정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해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운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도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생활체육을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의 핵심 정책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생활체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포츠 참여를 일상으로 확산하기 위한 스포츠 포인트 사업 등 다양한 정책도 추진되는 가운데, 임 의원 역시 생활체육을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니라 공동체를 회복하고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복지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고령사회에서는 생활체육이 최고의 복지”라면서 “운동은 건강을 지키고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가 이미 입증된 만큼 노인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스포츠 포인트 등 국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정책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 역시 국가 경쟁력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문화정책 역시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K-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제 문화는 국가 경쟁력”이라며 “한류와 K-콘텐츠는 세계인의 일상이 됐고 국제문화행사는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와 관광, 수출을 함께 키우는 중요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대한민국 문화강국의 제도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K-컬처 6법’ 완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악·한류·한복·국제문화행사 분야는 이미 입법 성과를 이뤘고, 현재는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지원법과 궁궐·왕릉 보존·관리 및 활용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대표 발의한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지역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 의원은 “1996년 문화관광축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전국에서 1200여 개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대부분 공공재원에 의존해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우수한 지역축제를 문화관광축제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축제를 글로벌 축제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 법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의 창의적인 참여와 투자 확대를 통해 지역축제가 대한민국을 찾는 세계인의 여행 목적지가 되고, 지역경제와 국가 관광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성장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금메달리스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게 된 배경도 상세히 털어놨다. 올림픽 금메달로 국민적 환호를 받았던 그는 은퇴 후 오히려 체육계가 정치의 주변부에 머무는 현실을 절감했다고 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 당시 체육계 전체가 비리 집단처럼 비쳐지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체육인의 목소리를 국회에서 내야 한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정치를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권력의 잘못이었는데 체육계 전체가 비리의 온상처럼 매도됐고 모든 종목단체가 감사를 받고 예산까지 삭감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면서 “그런데도 체육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스포츠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과 국가 경쟁력 강화, 스포츠산업 발전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싶었다”며 “스포츠가 추구하는 공정과 책임의 가치를 정치에서도 실천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선수와 감독, 행정가를 거쳐 정치인이 된 그에게 두 삶의 차이를 묻자 그는 잠시 말을 고른 뒤 답을 이어갔다.

 

임 의원은 “스포츠는 규칙 안에서 승패를 가리는 경쟁이지만 정치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과정”이라며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협력하고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실 제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실 제공

국정 과제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일상도 그의 중요한 관심사다. 자신의 지역구인 광명에서 가장 많이 듣는 민원으로는 교통과 생활체육, 문화시설을 꼽았다.

 

임 의원은 “저는 민원을 해결하는 정치보다 민원이 생기지 않는 도시를 만드는 정치를 지향한다”며 “광역교통망 구축과 시민건강체육센터, 국립소방박물관, 경륜공원 스포츠센터, 광명사거리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구일역 출구 신설 등은 모두 시민들의 시간을 돌려드리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명을 잠만 자는 도시가 아니라 일하고, 쉬고, 문화와 스포츠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자족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책의 성공 기준에 대해서는 “정책은 법안이 통과되는 날이 아니라 시민의 삶이 바뀌는 날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정책은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시작한다”면서 “시민들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하고 지속 가능한 제도가 돼야 한다. 그래서 언제나 ‘정말 필요한 정책인가, 현장에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가’를 가장 먼저 고민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조용히 말을 이었다.

 

“저는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당장의 인기보다 국가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면 흔들리지 않고 추진하는 정치, 시간이 지나 ‘그때 꼭 필요한 정치였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그는 선수 시절과 정치인인 현재를 관통하는 자신의 신념을 담담하게 밝혔다.

 

“저에게 정치는 금메달보다 더 긴 책임입니다. 금메달은 한 경기의 결과였지만 정치는 시민의 삶을 바꾸는 긴 여정입니다. 선수 시절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나 지금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국민을 위해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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