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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아메리카노 마시고 3시간 꼼짝 안 했다면?”…설탕 줄여도 놓치는 ‘혈당 습관’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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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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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부족·카페인 과다·흡연·장시간 좌식 생활 혈당 영향도 점검
흡연자 제2형 당뇨병 위험, 비흡연자보다 30~40% 높게 나타나
20~30분마다 2~5분 걸었더니 식후 혈당·인슐린 모두 낮아져

“식후 아메리카노 마시고 3시간 꼼짝 안 했다면?”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가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카페인은 일부 사람에게 일시적으로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가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카페인은 일부 사람에게 일시적으로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점심을 마친 직장인들의 손에는 아메리카노 한 잔씩이 들려 있다. 사무실로 돌아오면 의자에 앉아 3~4시간 모니터를 바라본다. 졸음을 쫓겠다며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혈당 관리라고 하면 설탕이나 빵, 면부터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식단만 바꾼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평소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카페인을 어느 정도 섭취하는지, 식사 후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렇다고 수분 부족과 커피, 흡연, 좌식 생활을 모두 같은 무게의 ‘당뇨병 원인’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흡연과 신체활동 부족은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수분 부족과 카페인 섭취는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일시적인 혈당 변화와 인슐린 반응,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가깝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남성 13.3%, 여성 7.8%였다. 2023년보다 각각 1.3%포인트, 0.9%포인트 높아졌다.

 

◆물 적게 마신다고 당뇨병 생기는 것은 아냐

 

물을 적게 마신다고 곧바로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탈수가 심해지면 체액량이 줄고 혈당 수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혈당이 높은 사람에게는 반대 방향의 악순환도 생긴다.

 

혈당이 지나치게 올라가면 몸은 남는 포도당을 소변으로 내보낸다. 이때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 소변량이 늘고 갈증과 탈수가 심해질 수 있다. 물을 마셔도 갈증이 가라앉지 않고 화장실을 자주 간다면 단순한 수분 부족으로만 넘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물을 많이 마신다고 당뇨병이 예방되거나 고혈당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갈증을 무엇으로 채우느냐다. 설탕이 든 탄산음료와 과일주스, 스포츠음료를 자주 마시면 수분과 함께 당류도 섭취하게 된다.

 

필요한 수분을 모두 맹물로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과일과 채소, 국이나 우유 등 음식과 음료로도 수분을 얻을 수 있다.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하루 총수분 섭취량의 약 20%는 음식에서 들어온다. 마실 것을 고른다면 당류와 열량이 없는 물이 가장 무난하다.

 

◆아메리카노보다 하루 ‘카페인 총량’ 따져야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당뇨병의 ‘주범’으로 볼 근거는 없다. 여러 장기 관찰연구에서는 커피를 꾸준히 마신 집단의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마시지 않은 집단보다 낮게 나타났다.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 비슷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물론 이를 두고 커피가 당뇨병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식습관과 운동량, 흡연 여부 등 다른 생활습관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찰연구만으로는 이런 변수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고 커피 자체의 효과만 분리하기 어렵다.

 

커피를 장기간 마셨을 때와 카페인을 한 차례 섭취한 직후의 반응도 다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 7건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카페인을 한 차례 섭취한 뒤 인슐린 민감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졌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문헌고찰에서도 7개 연구 중 5개에서 카페인 섭취 후 혈당이 오르거나 높은 상태가 더 오래 이어졌다. 같은 커피를 마셔도 혈당 반응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반 성인의 하루 카페인 400㎎을 통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과 연관되지 않는 양으로 본다. 355㎖ 일반 커피로 환산하면 약 2~3잔이다.

 

이는 ‘혈당이 오르지 않는 기준’이 아니라 일반적인 안전 섭취 기준이다. 체중과 복용 약물, 건강 상태, 카페인 민감도에 따라 적정량은 달라질 수 있다.

 

커피 한 잔에 든 카페인도 제각각이다. FDA에 따르면 355㎖ 일반 원두커피에는 통상 113~247㎎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원두와 샷 수, 음료 크기에 따라 하루 섭취량이 크게 달라진다.

 

시럽과 설탕, 휘핑크림을 넣은 커피는 카페인보다 첨가당과 열량이 더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라면 커피를 마신 날과 마시지 않은 날의 혈당 변화를 비교해 개인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흡연자, 제2형 당뇨병 위험 30~40% 높아

 

네 가지 습관 가운데 당뇨병 발병 위험 증가 폭이 가장 분명하게 제시된 것은 흡연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0~40% 높다.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위험도 커진다.

 

니코틴은 혈당을 높일 수 있다. 담배 속 여러 화학물질은 체내 염증 반응을 일으켜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는 것을 방해한다. 흡연자는 과체중이 아니더라도 복부지방이 쌓일 가능성이 커 당뇨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혈당 관리도 어려워진다. 심장·신장질환과 시력 손상, 발과 다리의 혈액순환 장애 등 합병증 위험도 비흡연 당뇨병 환자보다 커진다.

 

금연 후에는 혈당이 이전보다 내려갈 수 있다.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혈당을 평소보다 자주 확인하고, 약물 조정이 필요한지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혈당이 낮아졌다고 약을 임의로 줄여서는 안 된다.

 

◆식후 몇 시간씩 꼼짝 않는 습관이 문제

 

식사를 마치고 의자에 잠시 앉았다고 혈당이 곧바로 치솟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식사 뒤 몇 시간 동안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습관이다.

 

움직임이 줄면 다리와 엉덩이 등 큰 근육의 수축도 감소한다. 근육이 혈액 속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회가 줄면서 식후 혈당이 높은 상태로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교차시험 7건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계속 앉아 있을 때보다 중간 중간 서거나 가볍게 걸었을 때 식후 혈당이 낮아졌다. 가볍게 걷기는 혈당뿐 아니라 인슐린 반응도 낮췄으며, 단순히 서 있는 것보다 효과가 컸다.

 

포함된 연구에서는 주로 20분마다 2분씩 또는 30분마다 5분씩 서거나 걷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렇다고 ‘반드시 20~30분마다 2분 이상 걸어야 한다’는 확정된 처방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간격과 시간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들 연구는 실험실에서 하루 동안 나타난 변화를 살펴본 급성 연구다. 식후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낮추는 효과는 확인됐지만, 이를 오래 실천하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식후 커피를 마신 뒤 장시간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 식사 후 가볍게 걷거나 앉아 있는 시간을 자주 끊으면 식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식후 커피를 마신 뒤 장시간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 식사 후 가볍게 걷거나 앉아 있는 시간을 자주 끊으면 식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거창한 운동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식사 뒤 10분 걷기, 통화할 때 일어서기, 가까운 층은 계단으로 이동하기, 30분마다 물을 마시러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앉아 있는 시간을 끊을 수 있다.

 

갈증과 잦은 소변,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가 이어지거나 공복혈당이 반복해서 높게 측정되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 진단 기준은 당화혈색소 6.5% 이상, 8시간 이상 공복 혈장 포도당 126㎎/㎗ 이상, 75g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 2시간 혈당 200㎎/㎗ 이상이다. 전형적인 고혈당 증상이 있으면서 무작위 혈장 포도당이 200㎎/㎗ 이상인 경우도 진단 기준에 해당한다.

 

뚜렷한 고혈당 증상이나 고혈당 위기가 없다면 한 차례 검사만으로 확진하지 않는다. 같은 검사를 다시 하거나 다른 표준검사에서 기준을 넘는지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정용 혈당계에서 한 번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당뇨병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 등 표준화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당 관리는 설탕만 줄인다고 끝나지 않는다. 수분을 적절히 섭취하고 카페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살피는 한편, 담배를 끊고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까지 생활 전반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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