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버넘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56)이 17일(현지시간) 새 당 대표로 선출되며 키어 스타머 총리의 후임으로 확정됐다. 버넘 대표는 지난달 보궐선거로 의회에 복귀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정부 수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영국은 2016년 이후 10년 새 일곱번째 총리를 맞는다.
노동당은 이날 특별 당대회를 열어 대표 경선에 단독 등록한 버넘 의원이 당 소속 하원의원 403명 중 379명의 지지를 얻어 대표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의원내각제 국가여서 당 대표 선출과 동시에 총리직 승계가 이뤄졌다.
취임 절차는 20일 스타머 총리가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사임을 공식 보고한 뒤, 국왕이 버넘 대표를 초청해 정부 구성을 요청하는 순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버넘 대표는 이날 내각 구성에 대해 “누가 톱 팀이 될지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2024년 7월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며 14년 만에 보수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았으나 잦은 정책 철회와 국정 비전 부족, 인사 오판 등을 지적받으며 지지율이 급락했다. 지방선거에서 우익 영국개혁당에 밀려 참패하자 2029년 여름 차기 총선에서의 실각을 우려한 당내 압박이 커졌고,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버넘 대표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선명한 노동당 노선을 예고했다. 그는 “정치적 방향으로 우리는 야당과 협력하겠지만, 선명한 노동당의 방향을 세울 것”이라며 “우리는 녹색당보다 더 녹색당이 되거나, 영국개혁당보다 더 영국개혁당이 되려고 하진 않을 것이고 과거 그랬듯이 보수당의 옷도 너무 많이 입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내 온건 좌파로 분류되는 버넘 대표는 리버풀 교외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2001년 31세에 하원에 처음 입성했다. 그는 17년간 하원의원으로 있으면서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문화부·보건부 장관과 재무부 수석 부장관, 내무부·보건부 차관 등을 지냈다. 2017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지역경제 발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등에서 행정 능력을 인정받아 3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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