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와의 맞대결에서 패하며, 인간 최고수의 재도전은 또 한 번 벽을 넘지 못했다.
이세돌 9단 이후 약 10년 만에 성사된 ‘인간 vs AI’ 상징적 대결이었지만 결과는 다시 한 번 AI의 승리로 돌아갔다.
신진서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1국에서 카타고를 상대로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번 대국은 신진서가 흑돌 두 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진행됐으며, 대국 시작 당시 AI 분석은 신진서의 승률을 99%로 예측할 만큼 인간 쪽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졌다.
실제 초반 흐름도 예상대로였다. 카타고가 이례적인 포석을 선택했지만, 신진서는 실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펼치며 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중반 이후 복잡한 전투 국면에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카타고는 특유의 정교한 계산력으로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신진서가 중앙 백 대마를 노린 강수를 두는 사이 침착하게 타개에 성공하며 단숨에 형세를 뒤집었다. 이후 AI의 승률은 급격히 상승했고, 흐름은 완전히 카타고 쪽으로 넘어갔다.
신진서는 상변 패싸움과 공격적인 수로 끝까지 반전을 노렸지만, 벌어진 집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뒤에도 다양한 변화를 점검하며 장시간 대국을 이어갔으나 결국 245수 만에 불계를 선언했다.
이번 대국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역사적인 대결 이후 약 10년 만에 성사된 인간 최정상 기사와 최강 AI의 공식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당시 이세돌은 1승 4패로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지만, 이후 10년 동안 AI는 더욱 고도화됐다.
신진서가 두 점 접바둑이라는 유리한 조건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인간과 AI 사이의 격차가 사실상 더 벌어졌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대국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인간 바둑의 현재 위치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의미를 갖는다.
신진서가 초반 우세를 만들고 끝까지 변화를 모색한 과정은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가 유효함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복잡한 전투 국면에서 AI의 계산력과 정확성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현실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한편 이번 3번기는 1국 결과와 관계없이 총 세 차례 모두 진행된다. 신진서는 대국당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의 대국료를 받으며, 승리할 때마다 5000만원의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2승 이상을 거둘 경우 제네시스 G90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2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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