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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공의 수련일수 13일 부족하다고 1년 유급은 부당…중대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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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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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방침만으로 권익 제한 안돼…13일 보충 수련도 가능”
4년차 불허 처분 취소…법률 근거 없는 불이익에 제동

의대 정원 증원 사태에 따른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집단 사직 여파 속에 사직한 뒤 수련병원을 옮긴 전공의에게 추가 수련 기회를 주지 않고 4년차 레지던트 임용을 불허한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이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이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지난달 11일 응급의학과 전공의 A씨가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 사무국을 상대로 낸 전공의 수련년차 부적합 통보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수평위가 학교법인 B대학교에 통보한 A씨에 대한 전공의 수련연차 부적합 통보를 취소하고 수평위가 소송비용도 부담하도록 했다.

 

A씨는 과거 수련병원인 C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중 골절상을 입어 38일간 휴가를 사용했다. 이로 인해 1년차 수련연도 중 43일간 수련을 받지 못했다. 현행 전문의 수련규정 시행규칙에 따르면 부득이한 사유로 1개월 이상 수련을 받지 못하면 그 중 1개월을 제외한 기간만큼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A씨는 총 13일 추가 수련을 받아야 했다.

 

이후 A씨는 C병원에서 2, 3년차 수련을 받다가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수련을 중단하고 병원을 사직했다. 공백기 동안 자녀를 출산한 A씨는 육아를 위해 연고지를 옮겼고 지역 인근에 있는 D병원 4년차 레지던트 모집에 지원해 합격했다.

 

하지만 수평위는 A씨의 복귀에 제동을 걸었다.

 

A씨가 1년차 때 43일간 수련을 받지 않아 3년차까지의 과정을 완전히 이수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수련병원이 달라졌기 때문에 종전 병원에서의 결손일을 새로운 병원에서 보충하는 추가 수련도 불가능하다며  D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B대학교에 “A씨가 4년차 레지던트에 부적합하다”고 통보했다.

 

결국 D병원은 A씨를 레지던트 3년차로 기재해 상급연차 레지던트 합격자 현황을 정정 보고했고, A씨를 3년차 레지던트로 임용할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발표 직후인 지난 2024년 2월 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증원 반대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발표 직후인 지난 2024년 2월 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증원 반대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3년차 과정을 1년 동안 다시 밟게 된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쟁점은 수평위가 A씨에게 추가 수련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곧바로 4년차 레지던트 부적합 통보를 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전문의수련규정과 시행규칙은 전공의가 부득이한 사유로 일정 기간 수련을 받지 못한 경우 추가 수련을 받을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뿐, 원고와 같이 수련병원이 변경된 경우 새로운 수련병원에서 부족한 수련기간에 관한 추가 수련을 받을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고 짚었다.

 

이어 수평위가 부적합 통보의 근거로 제시한 ‘보건복지부 내부 업무처리 방침’만으로 전공의의 권익을 제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따라 행정조직 내부의 업무처리 지침에 불과한 방침만으로는 국민의 권익을 제한할 수 없다”며 “대외적으로 공표되거나 고지되지도 않은 내부 방침을 근거로 전공의에게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늦어지는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올바른 행정권한 행사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병원에서 추가 수련을 허용하면 전공의 수련 제도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수평위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국 수련병원이 표준화된 전문과목별 수련 교과과정과 학회 전산시스템을 공유하고 있어 병원을 옮기더라도 동질성 있는 수련이 가능하다”며 “원고가 보충해야 할 기간은 고작 13일에 불과해 D병원에서 추가 수련을 받더라도 수련 내용이 본질적으로 달라진다고 볼 수 없고, D병원 응급의학과장 역시 구체적인 수련 계획을 밝히며 연속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짚었다.

 

수평위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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