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남정훈 기자] “어릴 적부터 하지원님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기억나는 작품이요? ‘칠광구’요”
올 시즌 KT 최고의 히트상품이자 ‘FA 대박러’ 최원준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와의 후반기 첫 4연전의 첫 번째 경기에서 재밌는 경험을 했다. 리드오프로 나선 최원준은 이날 시구자로 나선 배우 하지원씨가 던진 공에 몸을 맞았다.
시구에 맞은 게 혈을 뚫은걸까. 최원준은 1회 첫 타석에선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에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1로 맞선 2회 2사 1,3루 기회에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선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최원준은 톨허스트의 시속 136.9km짜리 몸쪽 높은 코스의 커터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최원준의 경기 초반 터진 석점포에 힘입어 KT는 LG의 경기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4-3 승리를 거두며 파죽의 4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성적이 48승1무35패가 되며 2위 LG(52승34패)와의 승차를 2.5경기 차로 줄였다.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최원준에게 시구자의 공에 맞아본 경험이 있느냐 묻자 “사실 피할 수 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하지원 배우님을 너무 좋아했어요. 그래서 예전에 KIA에서 뛸 때 어떤 여자 아이돌분이 시구하러 왔을 때 공을 맞고 책임지라고 말해야지라고 했던 게 생각나더라고요. 저는 결혼은 했으니 그럴 순 없고, 그래도 한 번 맞아봐야지 했는데, 제게 딱 공을 던지시더라고요”라고 웃었다. 이어 “생각보다 공이 묵직하시더라고요. 꽤 아팠습니다”라면서 “시구하시기 직전에 사진도 찍었는데, 팬이었다고 말씀은 못 드렸습니다. 제가 좀 내성적이라...”라고 덧붙였다.
하지원 배우의 어떤 작품을 좋아했느냐 물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황진이’나 ‘시크릿 가든’, 1000만 흥행의 ‘해운대’를 예상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하지원 배우의 흑역사 중 하나로 꼽히는 영화 ‘칠광구’였다. 최원준은 “그때가 제가 완전 어릴 때라 작품 내용은 그리 생각나는 건 아닌데, 너무 예쁘셨던 기억이 나요”라고 답했다.
지난겨울 데뷔 10시즌 만에 첫 FA 자격을 얻은 최원준은 4년 최대 48억원의 조건에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 시즌 KIA와 NC에서 뛰며 타율 0.242 6홈런 26도루에 그친 최원준에게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준 게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지만, 최원준은 올 시즌 전반기 타율 0.363(320타수 116안타) 7홈런 44타점 16도루로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군림했다.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 1위에 OPS는 무려 0.950에 달했다. 그야말로 전반기 KT는 ‘최원준위즈’라고 불려도 무방할정도의 맹활약이었다.
최원준에게 농담 섞인 질문을 던져봤다. “지금이라도 지난 겨울 맺은 FA 계약서를 수정하고 싶지 않나?”
그러자 최원준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수정해주시면 너무 좋죠. 근데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그래도 단장님이 제 얼굴 보실 때마다 ‘고맙다’ 이 말을 해주시는 게 너무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라면서 “제가 KT와 계약했을 때 말이 많았잖아요. 지난 시즌에 제가 못했으니까. 근데 이제 단장님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제가 야구장에서 증명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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