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 워크’ 내년 일부 조정
조직장과 업무방식 협의 의무화
AI 전환 등 산업환경 빠르게 변화
의사결정 속도 높이고 협업 확대
카카오·넥슨 등도 대면근무 늘려
재택·출근 결합 하이브리드 대세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확대했던 근무지 자율제를 축소하고 사무실 출근을 늘리는 방향으로 근무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전환 등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부서 협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재택근무를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근무 방식을 다양화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체계가 확대될 전망이다.
16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2년 도입한 유연근무제 ‘커넥티드 워크’를 내년부터 일부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지금까지는 월평균 주 3회 이상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타입 O’와 원격근무 기반 ‘타입 R’(월 4회 대면근무)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타입 R을 선택할 경우 조직장과 업무 협업 방식과 역할 기대, 업무 특성 등을 사전에 논의해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반기에 사내 의견을 듣고, 제도를 보완해 내년에 실행할 계획”이라며 “기술·경영 변화가 급변하는 상황에 조직 내부의 협업을 확대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근무 기조는 유지하되 조직별 협업과 실행력이 뒷받침되도록 제도를 발전시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해당 근무 제도를 도입한 이후 대면협업 비중을 조금씩 늘려왔다. 타입 R 근무자의 월 대면근무 수는 2022년 1회 이상 권장에서 2023년 ‘2회 필수’로 강화됐고, 올해는 4회 이상으로 늘었다. 대면근무 때는 팀원들이 모여 현황을 공유하고 업무를 논의하는 식이다. O와 R 타입 선택 비중은 50%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자율 근무를 경쟁적으로 확대했던 IT 업계는 대면근무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카카오는 파일럿 근무제를 도입해 임직원이 근무지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가 2023년 사무실 출근을 우선하는 ‘오피스 퍼스트’로 근무제를 바꿨다. 재택근무 과정에서 다수의 불성실 근무 사례를 적발한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재택근무를 전면 폐지했다. 넥슨과 넷마블, NC,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 업체는 이미 재택근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원격근무를 유지하는 회사도 임직원들에게 사무실 출근을 권하고 있다. IT 대기업 관계자는 “비대면 회의나 부서 협업 등 원격근무 방식이 정착해 근무지에 크게 얽매이진 않는다”면서도 “회사가 사무실 근무를 권장하는 추세라 이전보다는 출근 횟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재택·원격근무자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114만명(2021년)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감염병에 대응하는 근무체제를 끝내고, 수익성 강화와 조직문화 재정비에 맞춘 근무체계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AI 산업이 확대되면서 IT 기업들은 주력 사업을 AI 기반으로 재설계하고 있는데, 개발과 사업, 보안, 기획 등 조직별 협력이 확대됨에 따라 의사결정 속도가 중요해졌다. 회사 외부에서 주요 데이터를 다루는 것과 관련해 보안 문제도 부각된 데다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지면서 성과관리 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도 대면근무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만 원격근무를 없애기보단 원격과 대면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근무형태가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최고경영자(CEO) 등 임직원들이 원격근무에 익숙해졌고, 원격근무 축소가 AI 인재 채용 경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도 코로나19 이후 ‘주 3일’ 사무실 출근을 공지했다가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사무실 근무를 확대하고 있지만 지난 5월 미국 근로자의 유급 근무일 중 재택 비율은 26%로 2년 전(27%)보다 1%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세대교체가 진행될수록 재택근무를 받아들이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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