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결국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의 군 영관급 교육단지인 자운대(紫雲臺)에 설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각각 통합사관학교 내의 육해공군 학부로 재편된다. 당초 ‘1·2학년 공통기초 소양교육 + 3·4학년 육해공군 특성화 교육’에서 선회해 4년 교육 전체를 통합하기로 했다. 일방적인 통합사관학교 추진은 각 군의 전문성, 군 정예간부 육성의 특수성, 각 사관학교 발전의 역사를 철저히 무시한 폭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부가 그동안 사관학교 통합의 그럴듯한 명분으로 내세웠던 3군의 합동성 강화와 규모의 경제, 인재확보란 목표 달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3군 생도를 한자리에 모아놓는다고 합동성이 강화되나. 육해공군의 전문성을 시간·장소에 맞춰 전력화할 수 있는 군 조직과 합동지휘통제 시스템이 합동성의 핵심이라는 군 내부의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통합 시 예상되는 장성 등의 감축도 무형의 전력인 군 사기 저하와 비교하면 과연 의미가 있는 수준인지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세계일보 수험생·학부모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0명 중 3명이 통합사관학교 도입 시 “지원을 주저하거나 포기하겠다”고 밝혀 인재확보에도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재명정부에 국가안보와 군의 사기를 무시하고 이렇게 서둘러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다. 해사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제독이 첫 승리를 했던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남해 옥포만에 접해 있다. 공사는 교내에 성무비행장이라는 생도 기초훈련장이 있다. 자운대에 통합사관학교가 설치되면 푸른 바다가 없는 해군 학부, 넓은 활주로가 없는 공군 학부가 현실화한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식의 추진에 비판과 불만은 당연하다. 육해공사 총동창회는 “각 군의 정체성은 물론 역사와 전통을 끊고자 하는 획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혁신당 싱크탱크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5.4%가 통합에 반대했다. 정부가 입학생 선발 시기와 전형 방법은 공개하지 않아 입시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정부는 앞으로 공청회, 정책설명회 등으로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인데 선후가 뒤바뀐 것 아닌가. 결론을 먼저 내리고 국민 의견을 물으니 개혁은커녕 졸속 행정, 밀실 행정이란 비아냥이 나온다. 정부는 통합사관학교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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