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유조선'에 비유…시장 일각선 "'백투백'은 섣부른 관측"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사실상 기준금리 연속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신 총재는 16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인상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8월 인상설'에 관한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고 답했다.
신 총재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거듭 선명하게 발신했다.
그는 먼저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물가상승률이 저희 목표 수준(2.0%)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함께 보면 '상당 기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신 총재는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 "우리나라는 경기 회복세가 약한 주요국과 달리 반도체 경기 호황 영향이 내수로 파급되면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압력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조적 물가 상승 압력은 당초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앞서 한은 조사국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하반기 3% 안팎에 달하고, 내년에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에 관해선 "수출, 투자, 소비 등 GDP의 모든 구성 요소가 상당히 강세"라며 "지난 5월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는 너무 낮아 8월에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 총재는 다만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며 "앞으로 나올 데이터가 워낙 많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단언할 수 없다"고 원론적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다 살아있는 회의, 즉 '라이브 미팅'"이라며 "앞으로 나올 여러 지표에 무게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때 특별히 중시할 지표로는 2분기 국민소득 통계와 7월 물가상승률을 꼽았다.
그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DI) 성장이 얼마나 계속됐는지 보겠다"며 "1분기의 유례 없는 수치가 하향 조정될지 계속 유지될지 주의 깊게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8월 초 7월 물가가 발표되는데,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근원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생활물가를 주의 깊게 보겠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반도체 가격을 보겠다"며 "반도체 가격이 장기적인 성장 추세라든가 한국 경제의 미래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언급했다.
신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을 '유조선'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쉽게 방향을 전환하기 어렵지만, 한번 움직이면 큰 궤적을 그리는 정책 경로를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자전거를 타는 게 아니고 큰 유조선을 타는 것"이라며 "하루이틀, 며칠 사이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해야 한다는 금통위원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두 달 연속 인상은 섣부른 관측이라는 의견도 시장 일각에서 나온다.
통화정책방향 전환 직후 이례적으로 금리를 연속으로 올리는 이른바 '백투백' 인상은 지난 5월의 기준금리 동결이 '실기'였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점이다.
신 총재는 이와 관련, "5월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도 있었지만, 데이터를 충분히 입수하지 못했다"며 "결론은 실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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