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와 스웨덴은 이웃 나라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을 대한 태도는 전혀 달랐다. 1940년 5월 독일군의 침략을 당한 노르웨이는 국왕과 정부 요인들이 영국 런던으로 탈출해 임시정부를 세웠다. 연합국 일원으로 끝까지 독일에 항전하는 길을 택했다. 스웨덴은 겉으론 ‘중립’을 표방했으나 현실에선 독일을 도왔다. 자국에서 생산된 양질의 철광석을 계속해서 독일에 수출했다. 스웨덴이 철광석 금수 조치를 내렸다면 독일은 전쟁 수행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당시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이런 스웨덴을 괘씸하게 여겼다. 1953년 스웨덴 한림원이 ‘2차대전 회고록’의 저자 처칠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을 때 그는 바쁜 일정을 들어 시상식에 불참했다. 대신 부인 클레먼타인 여사를 스톡홀름에 보내 상을 받도록 했다. 반면 처칠은 생전에 노르웨이를 방문해 오슬로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았다. 크게 감동한 처칠은 “바이킹이라면 중립 운운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를 칭찬하면서 스웨덴은 비꼰 셈이다.
바이킹은 9∼11세기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기반을 둔 뱃사람 집단을 뜻한다. 이들은 뛰어난 선박 건조술과 항해술에 힘입어 유럽의 바다를 주름잡으며 약탈 등 해적 행위를 일삼았다. 스웨덴과 덴마크도 바이킹과 무관하다고 볼 순 없겠으나, 오늘날 바이킹 하면 역시 노르웨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오슬로의 ‘바이킹 배 박물관’은 이 도시를 찾는 이들이 꼭 가봐야 할 명소로 꼽힌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노르웨이의 이른바 ‘바이킹 응원’이 화제가 됐다. 오와 열을 갖추고 앉은 응원단이 주먹을 쥔 채 북소리에 맞춰 일제히 노를 젓는 동작을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8일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 도중 노르웨이의 월드컵 8강 진출을 축하하며 직접 노젓기 응원 제스처를 선보였다. 잉글랜드에 아깝게 지며 4강 진출이 좌절돼 귀국한 노르웨이 선수들을 맞이한 건 오슬로 시민들의 바이킹 응원이었다. 호콘 왕세자가 직접 울리는 북소리에 맞춰 무려 10만명이 노젓기 퍼포먼스를 했다. 한국 대표팀의 초라한 성적표 탓인지 노르웨이의 축구 실력과 응원 문화 모두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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