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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폭등도 무섭다”…코스피 뛴 날 2.5조 던지고 또 ‘곱버스’ 탄 개미 [숫자 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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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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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3조 ‘순매수’…코스피 6.24% 뛰며 7200선 회복
반등 전날 하이닉스 레버리지 930억 팔고 곱버스 760억 사
예탁금 27.8조 감소…8200~8400선엔 4.3조 추정 매물대

“6% 폭등도 무섭네.”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시간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시간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하루 만에 6% 넘게 뛰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반등에 올라타지 않았다. 외국인이 2조3000억원 넘게 사들이는 동안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000억원 가까이 팔았다.

 

반등 전날에는 SK하이닉스 상승에 베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930억원어치 정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곱버스에는 760억원을 넣었다.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하자 곱버스 가격은 하루 만에 12~18% 떨어졌다. 코스피는 7200선을 회복했지만, 개인의 매매에서는 반등에 대한 기대보다 추가 하락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더 뚜렷했다.

 

◆코스피 6% 뛰자 개인 2.5조 팔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전 거래일보다 427.58포인트(6.24%) 오른 7284.4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조3227억원, 기관이 182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2조468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는 장중 7424.18까지 오르며 상승률이 8%를 넘기도 했다. 장 후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였지만 3거래일 만에 7200선을 되찾았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으로 손실이 커진 투자자들이 반등을 보유 물량을 줄이는 기회로 삼았다고 분석한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추가 상승을 기다리기보다 손실을 줄이고 시장을 떠나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급락장에서 나타나는 개인의 대규모 저가 매수가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다며 투자심리가 극심한 공포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등 전날 하이닉스 레버리지 930억 순매도

 

개인의 불안은 단일종목 ETF 거래에서도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14일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930억원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팔아치운 것이다.

 

같은 날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670억원,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9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하락에 돈을 건 상품에 760억원이 몰렸다.

 

레버리지를 판 투자자와 곱버스를 사들인 투자자가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투자자별 세부 거래 내역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전체로 보면 상승 베팅은 줄고 하락 베팅은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했다.

 

◆반도체 급등에 곱버스 12~18% 하락

 

전날 시장은 개인의 하락 베팅과 반대로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27% 오른 27만9500원, SK하이닉스는 8.83% 상승한 20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가 급등하자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18.22% 떨어진 9135원으로 마감했다.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도 12.09% 내린 1만48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수치는 ETF의 하루 등락률이다. 투자자별 실제 손익은 매수 시점과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급반등 이후에도 하락 베팅 자금은 들어왔다. 개인은 전날 SK하이닉스 곱버스를 336억원, 삼성전자 곱버스를 29억원 추가로 순매수했다. 두 상품에 다시 365억원이 몰렸다.

 

◆20일 새 예탁금 27.8조 감소

 

개인이 주식을 살 수 있는 대기 자금도 빠르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3일 136조8313억원에서 이달 13일 109조115억원으로 감소했다. 20일 동안 줄어든 금액은 27조8198억원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돈이다. 예탁금 감소는 신규 매수에 투입할 대기 자금이 줄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예탁금 감소분 27조8000억원이 모두 증시 밖으로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주식 매수에 쓰였거나 증권계좌에서 인출됐을 수 있어 통계만으로 자금의 행선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코스피 8200~8400선에 4.3조원 ‘본전 매물’

 

지수 위쪽에는 원금 회복을 기다리는 잠재 매물도 쌓여 있다. 신영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매수대금을 코스피 지수대별로 추정한 결과 8200~8400 구간에 약 4조3000억원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 220만원대, 삼성전자 29만원과 36만원대에 매수 물량이 몰린 것으로 추정됐다.

 

4조3000억원은 현재 접수된 매도 주문액이 아니다. 해당 지수 구간에서 매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레버리지 ETF 대금이다.

 

코스피와 주요 반도체주가 당시 매수 가격에 가까워지면 원금 회복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수 있다. 실제 매물 규모는 당시 시장 상황과 투자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수요 등 기초 여건은 견조하지만 유가와 금리 불확실성, 단일종목 레버리지 매수 물량을 고려하면 가파른 회복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李대통령 “신속히 보완대책 마련”

 

금융당국과 증권업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시장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보완책을 논의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다.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현물과 선물 포지션을 늘리고, 떨어지면 줄이는 리밸런싱 거래가 매일 발생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이러한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추가로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성과 유가·금리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함께 작용한 만큼 단일종목 ETF만 최근 급등락의 원인으로 지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6.24% 급반등한 15일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68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반도체 곱버스는 3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코스피가 6.24% 급반등한 15일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68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반도체 곱버스는 3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보완대책을 잘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관리자로서 책임이 있어서 책임을 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전날 6.24% 반등했다. 외국인은 2조3227억원을 샀고 개인은 2조4680억원을 팔았다. 급등한 반도체주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에는 다시 365억원이 들어왔다.

 

지수는 6% 넘게 반등했지만 개인의 투자심리는 돌아서지 않았다. 매도와 하락 베팅으로 드러난 것은 환호보다 아직 가시지 않은 ‘공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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