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말, PK 유도하며 존재감 증명
오야르사발 선제골… 자국 최다골
후반 13분 포로 쐐기골… 2-0 완승
프랑스 전반 유효슈팅 제로 ‘처참’
조직력 앞세운 스페인에 무너져
역대 세 번째 ‘3연속 파이널’ 무산
현시점 보유한 기량과 재능의 총합은 스페인의 ‘초신성’ 라민 야말(19·바르셀로나)이 프랑스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28·레알 마드리드)보다 아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축구는 개인 종목이 아닌 11대11의 팀 스포츠였다. 음바페가 스페인의 조직적인 수비 앞에 무너져 내리면서 우승후보 1순위라던 ‘아트 사커’의 프랑스도 함께 쓰러졌다. 야말을 앞세운 ‘무적함대’ 스페인이 조직력의 힘으로 프랑스를 꺾고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결승 무대에 올라섰다.
스페인은 15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현재 FIFA 랭킹 1위인 프랑스를 꺾은 3위 스페인은 2010 남아공에서 월드컵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반면 2018 러시아 대회 우승, 2022 카타르 대회 준우승 등 2연속 결승에 올랐던 프랑스는 서독(1982, 1986, 1990년), 브라질(1994, 1998, 2002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3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의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는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6경기에서 13골 10도움을 합작한 음바페-우스만 뎀벨레(파리 생제르맹)-마이클 올리세(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진을 앞세운 프랑스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조직력을 앞세워 중원을 장악해 음바페의 공격을 원천 차단한 스페인의 우세로 진행됐다. 스페인은 음바페가 공을 잡으면 3~4명의 수비가 달려들어 공간을 주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순간 속도와 가속력을 자랑하는 음바페도 공간 없이는 무기력해졌다. 결국 음바페는 시간이 갈수록 무리한 돌파와 슈팅으로 일관했지만 앞선 6경기에서 단 1골만 내준 스페인의 철벽 수비 앞에선 무력함을 보여줄 뿐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8골 3도움으로 맹활약한 음바페에 비해 앞선 6경기에서 1골 0도움에 그쳤던 야말은 이날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야말은 프랑스의 수비 뒷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전반 20분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유도해냈다. 마르크 쿠쿠레야(레알 마드리드)의 크로스를 프랑스 수비수 뤼카 디뉴(애스턴 빌라)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걷어내려다 이를 뺏으려던 야말의 허벅지를 발로 찼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를 미켈 오야르사발(레알 소시에다드)이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이번 대회 스페인 최다득점자인 오야르사발의 대회 5호골이었다.
반면 프랑스는 전반전에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스페인에 끌려갔다. 후반전에도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음바페와 뎀벨레가 개인 전술로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여주긴 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스페인이 추가골을 넣으면서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스페인으로 기울었다. 후반 13분, 상대 진영에 깊숙이 올라온 오른쪽 측면 수비수 페드로 포로(토트넘)가 공격형 미드필더 다니 올모(바르셀로나)와 2대1 패스로 프랑스 수비진을 완벽히 무너뜨리며 골키퍼와 맞섰고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프랑스 골망을 흔들었다.
두 골 차의 답답한 흐름 속에 음바페는 후반 41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골키퍼를 손으로 가격해 경고를 받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스페인은 경기 끝날 때까지 정교한 패스와 압박으로 프랑스에 제대로 된 공격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고 완승을 마무리했다.
2022년 12월 사령탑에 부임해 16년 만에 스페인을 월드컵 결승 무대에 올려놓은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오늘 승리는 4년 전 우리가 함께 세운 비전과 철학을 끝까지 지켜온 결과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라면서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지만, 오늘은 우리가 그 팀을 꺾었으니 세계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스페인은 잉글랜드-아르헨티나 맞대결 승자를 상대로 20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갖는다. 푸엔테 감독은 “결승전은 선택받은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하지만 거기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는 아직 한 걸음 더 남았다”며 우승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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