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민선 9기 지방자치가 전국에서 일제히 출범했다. 안타깝게도 어려운 시기다.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수도권으로의 재집중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디지털 시대로의 급격한 진전과 함께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경제 위기 등 어려운 시대적 환경 속에서 한국의 지방자치는 이 파고를 잘 돌파해 어느 지역에 살든 주민들이 모두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숙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자치분권을 기반으로 한 균형성장’이라는 국정 과제와 전략이 그 핵심이다. 다행히, 민선 9기 출범 직전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정부, 그리고 대기업 총수들이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전략인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즉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국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지역 균형성장의 획기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얼핏 보면 대한민국 산업정책의 청사진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수도권 중심의 국토 공간 구조를 개혁해 그 성장 지역과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국가 대전환의 실천적인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자치분권과 균형성장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있는 연구기관으로서 정부와 기업의 합의 및 대통령의 결단을 적극 환영하는 한편 그 효과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다.
AI 산업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공장이나 연구 단지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반도체 생산에는 안정적 전력과 용수, 첨단 물류 체계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에너지 공급과 디지털 인프라를 요구한다. 첨단 기업은 인재뿐 아니라 교육, 의료, 문화, 주거 등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해 입지를 결정한다. 산업의 혁신은 곧 공간의 혁신을 의미하며, 경제의 변화는 국토의 재편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성장 전략은 수도권 집중을 기반으로 높은 성과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지방 소멸, 기후 위기, AI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오늘의 현실에선 과거의 고정적인 성장 지역과 방식만으로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그간의 연구가 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 채 피상적인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공허한 국토 공간 개편에 주력했지만 이제 그 공간 구조 속에 필요한 산업과 일자리, 나아가 정주 여건을 함께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종합적이고 실천적인 지역 정책과 전략의 개발이 가능해진 점에 큰 의미가 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란 이분법을 넘어 지역이 저마다 여건과 강점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다핵형 국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토 공간 대전환의 핵심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한 것이다. 이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국가 전략을 지역의 현실로 구현하는 실행 주체이자 지역 미래를 설계하는 자율성과 책임성을 겸비한 전략적 정부가 돼야 한다. 지역의 산업구조를 분석하고, 지역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며, 데이터 기반 행정을 통해 정책 효과를 높이고, 주민과 함께 미래 비전을 만들어가는 자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 비전은 지역에서 주민 중심, 지방 주도, 현장 중시로 실행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노르웨이의 ‘바이킹 응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5/128/20260715523376.jpg
)
![[세계포럼] 허세와 무비(無備)](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5/128/20260225519433.jpg
)
![[세계타워] 보유세 강화와 병행해야 할 대책](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25/128/20260325521162.jpg
)
![[사이언스프리즘] 말랑말랑한 뇌가 인생을 바꾼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5/128/2026022551929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