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코스피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6.08포인트(3.30%) 오른 7082.91로 출발한 뒤 급등세를 보이며 장중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역시 크게 출렁였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나타난 극단적인 변동성이 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이미 36회로 지난해 연간 3회의 10배를 넘어섰다. 세계 10위권 자본시장에선 보기 어려운 비정상적 모습이다.
이러한 변동성의 중심에는 지난 5월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있다. 두 종목의 주가가 하루나 이틀 간격으로 10% 안팎씩 흔들리며 급등락을 거듭하자 시장 전체가 출렁이고, 지수까지 왜곡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투자자 불안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본시장 신뢰까지 훼손하고 있다. 상품 도입 경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 2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어떻게든 그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 여파는 한국 시장을 넘어 해외로 확산하고 있다. 대만의 경제평론가 셰진허는 한국의 레버리지 상품이 대만 반도체주까지 흔들었다고 지적했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미국 블룸버그,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한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금융상품이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정부도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규모가 9조원에 달하는 만큼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현행 제도를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레버리지 배수를 낮추거나 투자자 진입 요건 강화 등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 변동성을 증폭시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다면 기업과 투자자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뿐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강도 높은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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