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 손질 가능성, 올해와 내년 셈법 달라져
1주택 보유 5060 은퇴 세대의 절세 전략은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바꾸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기간에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안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공제 혜택을 줄여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투자 수요를 억제하려는 취지다.
아직 구체적인 기준과 세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편 방향에 따라 고가의 1주택을 보유한 5060세대의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올해 집을 파느냐, 내년에 파느냐에 따라 양도세가 5억~7억 원까지 차이 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필명 ‘두꺼비 세무사’로 활동 중인 이장원 세무사는 “이번 개편은 다주택자보다 고가의 1세대 1주택자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개편안이 발표되면 자신의 주택에 적용해 세액을 시뮬레이션하고 자산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는 이장원 세무사와 함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주요 쟁점과 5060세대가 미리 준비해야 할 절세 전략을 짚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5060세대가 특히 주목해야 할 변화는 무엇인가
“다주택자는 과거 문재인정부 때부터 각종 세금이 중과돼 어느 정도 대비가 돼 있을 것이다. 지금 정말 주의해야 할 사람은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 은퇴 세대다.
우선 보유세가 바뀔 것이다. 주택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서 재산세도 매년 상승한다. 직장에 다닐 때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를 낼 만하지만, 은퇴 후 공적 연금으로 월 80만 원(연 960만 원) 정도를 받는 상황에서 건강보험료와 재산세 등으로 연간 1000만 원 이상이 나가면 연금이 마이너스가 된다. 버티기 힘든 시점이 오면 자산 다운사이징을 고민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1세대 1주택자에게 12억 원까지 비과세하고 고령자 및 장기 보유 감면을 최대 80%까지 해줬는데, 앞으로 실거주자에게만 이 감면 혜택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뒤늦게 해당 주택에 허겁지겁 들어가 살아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양도소득세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1세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방식도 바뀔 확률이 매우 높다. 현재는 보유 기간 최대 40%, 거주 기간 최대 40%를 합쳐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단순 보유 기간을 보지 않고 ‘거주 기간’으로만 80%를 채우는 식으로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보유만 하고 거주하지 않았던 분들은 올해 파느냐, 내년에 파느냐에 따라 비과세 혜택과 세액 차이가 5억에서 7억 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 5억 원이면 은퇴 후 10년 치 생활비에 달하는 거액이다. 발표 후 세액 차이를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이 이뤄지면 ‘1주택 실거주’가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될까
“실제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주택에 대한 자본 투자가 빠지면 그 자금의 일부는 주택 시장의 블랙마켓(음성 시장)으로 쏟아질 수도 있어서 정부 차원의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취득세의 경우 현재 1주택은 1.3~3.5% 수준이지만, 2주택부터는 8.4~9%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그럼에도 어떤 투자자들은 추후 집값 상승으로 취득세 중과를 버텨낼 수 있다고 판단해 진입할 수도 있다. 정부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준다면 시장의 극단적인 상승이나 혼란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부 공동명의가 절세에 유리하다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다. 비과세나 보유세 측면에서 분산하는 효과가 여전히 압도적이다. 고가 주택이어도 부부가 5대5 공동명의로 보유하면 종합부동산세를 각각 9억 원씩, 총 18억 원(시세 약 24억~25억 아파트 수준)까지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분을 나누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부터는 보유세 중과세율이 매겨질 수 있으므로 주택 수와 지분 비율, 가격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미래의 상속세 절세 효과도 있어 5대5 부부 공동명의는 세금 측면에서 여전히 유리한 방식이다.”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취득세나 양도세 같은 거래세를 낮출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취득과 처분 단계의 세금을 적극적으로 낮출 생각은 없어 보인다. 취득세 중과는 2021년부터 시행돼 5년째 유지되고 있고, 지난 5월 9일을 기점으로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가 연장되지 않은 채 다주택자 중과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매물이 나와야 거래가 돌 텐데 모든 단계에서 세금이 중과되니 시장이 꽉 막혀 있다. 양도세 최대 세율이 82.5%에 달하다 보니 다주택자들은 정책이 완화될 때까지 5년이고 10년이고 버티자는 생각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이를 세금 용어로 ‘동결 효과(Freezing Effect)’라고 한다.
양도세 부담이 지나치게 크면 집을 팔기보다 정책이 완화될 때까지 버티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양도가액 15억 원, 취득가액 7억 원으로 양도차익이 8억 원일 때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80% 적용받으면 양도세는 350만 원에 불과하지만, 3주택자 중과세가 적용되면 세금이 5억 9000만 원으로 치솟는다. 8억 벌어서 세금으로 6억 원을 내고 2억 원만 남기느니 안 팔고 버티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재도입 논의가 시작된다면 개인 투자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개인적으로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재도입되지 않기를 바란다. 세금 제도의 변화 자체가 자본시장에 큰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존에 논의됐던 조건대로 도입된다고 가정하면 주식 등 금융투자 수익에 5000만 원의 기본 공제를 적용하고 그 초과분에 대해 22%의 세금을 매기게 된다. 도입 시점과 취득가액 산정 방식이 확정되면 시행 직전 해의 12월에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 수익을 실현한 뒤 재취득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취득가액을 미리 높여서 리셋해 두는 것이 세금 면에서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행동은 최종 제도가 확정된 뒤 세금과 거래비용을 함께 따져 결정해야 한다.”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5060세대가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7월 말에 개편안이 발표되면 보통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므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약 5개월이다. 이 기간 자신이 가진 주택에 개편안을 대입해 세액 시뮬레이션을 돌려봐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몇 년 치 보유세와 양도세가 달라지고, 노후 생활의 안정성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자녀에게 주택이나 지분을 증여할 계획이라면 자녀의 경제적 상황도 먼저 살펴야 한다. 증여세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주택 지분을 받으면 청약을 위한 무주택 자격이 깨지지는 않는지 등을 가족끼리 미리 논의해야 의사결정 시간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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