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14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오전에 참석한 국무회의와 관련해 “최근 서울의 주택시장 상황과 시민 여러분의 절박한 목소리를 정부에 직접 전달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오늘 국무회의에서는 그 목소리를 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아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늦어지는 이유에 관해 설명해 달라’는 취지로 주문했다고 소개하면서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정확지 않으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며 “이런 것들을 모두 소상하게 아실 수 있도록 2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회의는 갑론을박이 있어야 하는 자리인데 보고서만 전달하고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해 상당히 섭섭했다”며 “다만 이를 의도적인 패싱(배제)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거부감 없게 (건의안을) 잘 전달해 드리고 싶었는데, 관철되지 못해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30쪽 분량의 부동산 정책 건의안을 통해 정부의 규제 중심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하고 공급 확대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주택시장은 매매가뿐 아니라 전세와 월세까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상승’ 위기에 직면했다”며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매매와 전세, 월세가 한꺼번에 오른 적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고 절망하고 서민들은 치솟는 주거비 부담에 내일이 막막하다고 이야기한다”며 “이제 수요 억제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 확대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건의안에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세제 개편 등 3개 분야 제도 개선 방안이 담겼다.
오 시장은 이와 관련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인 정비 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최근 3년간 서울의 주택 공급 가운데 90% 이상은 민간이 담당했다”며 “재건축·재개발 472곳, 모아타운까지 합하면 700곳이 넘는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데, 여기에 행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특히 이주비 대출 규제 같은 정책이 신속한 주택 공급을 막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집을 짓는 동안 필요한 이주비마저 대출 규제로 묶어두는 것은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맞지 않는다”며 “이주비 대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해야 정비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민간 임대시장에 대해서도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는 청년과 서민 주거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다. 지금처럼 민간 임대사업자를 적대시하는 정책으로는 공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매입형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등을 주장했다.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보유세 강화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오 시장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원을 넘긴 상황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축소하면 전월세를 공급하는 1주택자의 부담이 커지고 결국 시장에 나와야 할 매물과 전월세 공급이 줄어든다”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과표 체계도 시장 현실에 맞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거주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사실상 강요하는 정책은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학군과 직장 등 다양한 사정으로 자기 집에 거주하기 어려운 국민에게 사실상 거주를 강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재건축·재개발이 늦어지는 원인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을 하나만 들라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 대부분의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해제하거나 취소한 것”이라며 “이것이 5년 뒤, 10년 뒤 지금 이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전문가도 시민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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