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특별한 파트너… 산업육성 협력”
부산 유엔기념공원 참배 이후
청와대서 李대통령과 환담 나눠
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의 장녀이자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인 앤 공주가 14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한·영 간 조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앤 공주가 한국을 방문한 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이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정기선 회장과 이상균 부회장, 주원호 사장 등 경영진이 앤 공주와 남편 티머시 로런스 경,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등을 만나 조선 기술력과 경쟁력을 소개했다. 이날 자리는 영국 정부가 조선·해양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마련됐다.
HD현대와 영국의 인연은 현대중공업 창업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70년대 초 울산조선소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 금융·조선업계를 설득했다.
그가 거북선이 그려진 한국 지폐를 보여주며 한국의 조선 잠재력을 강조한 장면은 현대중공업 창업사의 대표적인 일화다.
영국에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1972년 울산조선소 건설에 착수하면서 HD현대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영국과 HD현대의 관계는 방산과 첨단 선박 분야의 산업 협력으로 확대됐다. HD현대는 2012년 한국 해군 호위함 사업을 계기로 영국 롤스로이스와 손잡았고, 함정 승조원용 생존 장비를 만드는 영국 뷰포트와도 2013년부터 협력하고 있다.
영국 왕실과 현대가의 인연도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한·영 무역 증진 등에 기여한 공로로 1977년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CBE)’을 받았다. 1983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을 때 앤 공주를 만나기도 했다.
정기선 회장은 “영국은 단순한 협력 국가가 아닌, HD현대의 시작을 함께한 특별한 파트너”라며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영국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앤 공주 부부는 이날 유엔기념공원도 찾아 영국기념비 앞에서 붉은색 양귀비가 섞인 리스(화환)를 헌화하며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영연방국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이후 서울로 와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이 앤 공주를 기다렸다.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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