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60년 만의 우승·2연패 새 역사 도전
역대 전적 6승 5무 3패로 잉글랜드 우위
케인·벨링엄 나란히 6골 1도움 ‘쌍끌이’
메시, 불혹 앞두고 8골 2도움 기량 절정
아르헨 ‘4강 무패 기록’ 이어갈지 관심
그야말로 축구 역사에서 최고의 앙숙 관계로 꼽히는 두 국가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16일 오전 4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행 티켓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2022 카타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1958년, 1962년 브라질 이후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한다. ‘축구 종가’를 자부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1966 월드컵 우승 이후 결승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한 잉글랜드는 60년 만의 우승을 위해 반드시 아르헨티나를 넘어야 한다.
유럽과 남미를 대표하는 강호들이기에 축구에 대한 자존심으로도 물러날 수 없지만,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은 축구 이상의 역사와 의미가 있는 매치업이다. 두 나라는 1982년 아르헨티나의 동남쪽에 있는 남대서양의 영국령 섬인 포클랜드 제도를 둘러싸고 ‘포클랜드 전쟁’을 벌인 사이다.
당시 경기 침체로 인해 외채가 늘어나고 빈부 격차가 격심해졌던 아르헨티나는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지리적 인접성을 이유로 예전부터 영유권을 주장해 왔던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에 세계 패권을 내준 잉글랜드였지만 ‘이빨 빠진 호랑이’도 여전히 호랑이였다. 여전히 강대국 중 하나로 군림하고 있었던 잉글랜드가 최종 승리를 거두었다.
전쟁에서 패한 아르헨티나는 4년 뒤인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만나 축구로 설욕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등장 이전 아르헨티나가 낳은 최고의 축구 천재 디에고 마라도나가 그 선봉에 나서 축구사에 길이 남는 두 장면을 만들어냈다.
첫 번째가 이른바 ‘신의 손’이었다. 마라도나는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손으로 공을 쳐 골을 넣었지만, 비디오판독(VAR) 제도가 없던 시절이었기에 득점이 인정됐다. 불과 4분 뒤 마라도나는 ‘세기의 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 진영 중앙에서 공을 잡아 잉글랜드 골문을 향해 약 68m를 질주하며 골키퍼 포함 6명을 제치고 골망을 흔들었다. 마라도나의 신들린 활약을 앞세워 2-1로 잉글랜드를 꺾은 아르헨티나는 멕시코 월드컵을 제패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16강전에서도 두 국가는 뜨겁게 맞붙었다.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였던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이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시메오네(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의 도발에 걸려들어 보복성 발길질을 했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것. 수적 열세에 몰린 잉글랜드는 결국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4년 뒤 베컴은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다시 만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역대 전적은 14전 6승5무3패로 잉글랜드가 우위다. 다만 최근 맞대결은 21년 전인 2005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친선 경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엔 오언의 멀티골을 앞세워 잉글랜드가 3-2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준 건 잉글랜드였다. 주장이자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이 나란히 이번 대회 6골 1도움을 터뜨리며 ‘쌍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게다가 측면 수비가 대회 내내 불안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부카요 사카(아스널), 앤서니 고든(뉴캐슬),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언제든 한 방을 때릴 수 있다. 메시 의존도가 높은 아르헨티나에 비해 공격 옵션의 다양화 측면에서 잉글랜드가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여기에 토마스 투헬(독일) 감독의 경기 리딩 능력과 상대와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까지 제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믿을맨’은 역시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메시다. 불혹이 가까워졌음에도 6경기 8골 2도움을 올리고 있는 메시가 곧 아르헨티나의 전술이다. 토너먼트가 진행될수록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메시지만, 본인이 해결하지 않더라도 ‘메시 그래비티(중력)’를 통해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게다가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준결승에 오르면 단 한 번도 탈락하지 않고 모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도 믿을 구석이다. 다만 카보베르데(32강), 이집트(16강), 스위스(8강) 등 잉글랜드보다 한결 수월한 상대들을 만났음에도 매 경기 고전했기에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전력을 자랑하는 잉글랜드를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에어컨 이념전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3/128/20260713521970.jpg
)
![[김기동칼럼]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01/128/20260601516755.jpg
)
![[기자가만난세상] AI 시대, 거센 파고 함께 넘어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3/128/20260713521867.jpg
)
![[박소란의시읽는마음] 모든 밖에는 비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3/128/2026071352254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