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고위 당규 개정안 의결
친청 이성윤, 최고위원직 사퇴
다른 친청 3명, 구두 동의 전해
일각 “결선·선호 방식 혼재” 지적
鄭 “할 말 많으나 당 결정 따를 것”
최고위원 중 1명을 청년 몫 ‘불발’
김민석·송영길·고민정 등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진통 끝에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적용하기 위한 당규 개정을 확정했지만,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지도부 사퇴와 당권 주자 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선호투표제 도입에 반대해 온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청년최고위원제 도입 무산을 놓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당권 주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선출 방식에 대한 절차적 논란은 일단 정리됐지만, 계파 간 불신과 지도부 책임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호투표제 개정… 이성윤 사퇴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14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당대표 선거에서 선호투표제 또는 결선투표제 가운데 하나를 정해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규 개정안을 표결 없이 의결했다. 이어 이날 오후 당무위원회가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고,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개정된 당규에 따라 이번 당대표 선거의 당선인 결정 방식으로 선호투표제를 채택했다. 15일 최고위와 당무위의 최종 의결을 거치면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가 적용된다. 선호투표제에 반대해 온 친청계 최고위원 가운데 사퇴한 이 최고위원을 제외한 3명은 당규 개정에 구두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기상 수석사무부총장은 당무위 뒤 “개정 주요 내용은 결선투표 실시 방법으로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명확히 한 점, 선호투표 개표 시 ‘중간 개표 결과는 공개하지 아니한다’는 기존 규정을 ‘중간 계산 과정을 공개하지 아니한다’로 명료화하는 두 가지”라고 말했다. 순회경선 과정에서 지역별 1위 득표율을 공개하는 것까지 ‘중간 개표 결과 공개’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공개 금지 대상을 후보 탈락에 따른 표 재배분 등 ‘중간 계산 과정’으로 분명히 했다는 설명이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투표할 때 후보별 선호 순위를 적는 방식이다. 1순위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당선인이 결정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들의 2순위 선택을 남은 후보들에게 재배분한다. 이 과정을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3강 구도가 이어질 경우 친명계 후보들의 지지표가 2순위에서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친청계는 선호투표제가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친청계는 기존 당헌·당규상 당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만 결선 방식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들어 선호투표제 채택이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민주당은 당규에 “경선 후보자가 3인 이상일 경우 과반수 득표자 결정을 위해 선호투표 또는 결선투표 중 하나를 정해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해 선호투표제 도입의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당규 개정만으로 제도적 정합성 논란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승래 전 사무총장은 당무위 의결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당대표 선출 방법은 후보가 3명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 뒤 본경선을 치르게 돼 있다”며 “선호투표 방식은 예비경선이 필요 없이 바로 본경선인 방식이라 두 투표 방식이 섞여 있다. 결국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호투표제 도입에 반대해 온 이 최고위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최고위를 나온 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이 상태에서 최고위원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싼 최고위 내부 갈등이 현직 최고위원 사퇴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최고위 결정 뒤 페이스북에 “할 말은 많으나 말하지 않겠다”며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하겠다”고 했다.
◆청년최고위원 무산에 당권주자들 비판
선호투표제와 함께 최고위에서 논란이 됐던 청년최고위원제 도입안은 부결됐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1명을 청년 몫으로 배정하는 방안이다. 이연희 전준위 대변인은 “전준위가 만장일치로 의결한 청년최고위원 제도를 최고위가 부결시킨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모경종 전준위 청년미래분과 의원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입되지 못한 청년최고위원제를 보완하는 당헌 개정을 새 지도부가 최대한 빠르게 1호 안건으로 처리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청년최고위원 도입 무산을 둘러싼 반발은 당권 주자들의 비판과 대안 제시로 이어졌다. 김민석 전 총리는 엑스(X)에 ‘청년최고위원 무산, 바로잡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당의 미래라는 대의보다 작은 이익을 앞세운 집단적 자기정치”라며 “당대표가 되면 지명직 최고위원 한 석을 청년층에 맡기고 축제형 선출 방식으로 뽑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선출직 최고위원 한 석을 청년에게 보장하는 당헌 개정도 바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의원도 청년최고위원 도입안 부결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저는 당대표가 되면 2030 청년위원 2명을 지명직으로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당권 주자인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득권 정치가 민주당의 길이 돼서는 안 된다”며 “청년의 미래, 국민의 일상이 우리 민주당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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