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소통하며 영업망 다져온 ‘현지통’
한국계 중소기업 위한 서비스도 강점
지난달 24일 하나은행 뭄바이 지점에서 만난 이도연(사진) 지점장은 현지 생존 전략을 이렇게 요약했다. 2018년 구루그람 지점 준비단계부터 이번 뭄바이 지점 개설까지, 연고 없는 인도 땅에서 거점 두 곳을 홀로 세운 그는 현지 사정에 정통한 영업 전문가다. 하나은행은 2015년 제조업 중심의 첸나이에 진출한 데 이어 2019년 우량 공기업을 겨냥해 구루그람 지점을 열었다. 세 번째 거점인 뭄바이 지점은 지난해 12월 대기업 본사와 금융사가 밀집한 상업 허브에 문을 열었다. 이 지점장은 이곳에서 10명의 소수정예 직원을 이끌며 인도 자본시장에 발을 넓혀 가고 있다.
이 지점장이 내세운 뭄바이 지점의 핵심전략은 직접 대출과 투명한 소통이다. 앞선 첸나이와 구루그람 지점에서 축적한 역외대출(ECB) 노하우를 활용해 뭄바이를 비롯한 서부 인도 산업벨트의 우량기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현지 대형 은행이나 글로벌 금융사들이 기존 조건에 맞춰 집단대출에 참여할 때 우리는 현지 대기업을 직접 방문하고 교감하며 독자적인 대출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주재원 없이 진출해 자금 통제에 불안감을 느끼는 한국계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강점이다. 이 지점장은 “모바일 메신저와 유선 핫라인을 통해 자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기업들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언어와 종교가 혼재된 인도 특유의 복잡한 문화적 장벽은 직원의 적극적인 태도로 돌파하고 있다. 개점 초기 전담 영업 인력 채용이 늦어져 영업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을 때 이 지점장은 영업 경험이 없던 수출입 담당 현지 직원과 함께 뭄바이 곳곳을 돌며 맨땅에 헤딩하듯 거래처를 개척했다. 그는 “완벽한 영어나 현지어 구사력보다 고객의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먼저 다가가려는 태도가 소수정예 조직의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직원과 발품을 팔며 기존에 거래관계가 없었던 현지 대기업 3곳과 직접 대출 계약을 맺는 굵직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인도 현지에서 오랜 기간 밑바닥부터 영업망을 다져온 이 지점장의 목표는 확고하다. 단순한 자금 중개를 넘어 현지 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린 선도적인 금융 주선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 지점장은 “고객과 끈끈하게 다진 신용을 바탕으로 5년 내 인도 대기업 대상 신디케이트론(집단대출)을 직접 주선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10년 뒤에는 현지인조차 외국계 은행임을 의식하지 못할 만큼 인도 시장에 완벽히 스며든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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