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몰래 대출을 받아 수천만원을 가로챈 10대 남매가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지검 형사1부(이호석 부장검사)는 최근 10대 A양와 그의 남자친구 B군을 강도·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A양의 남동생은 같은 혐의로 법원 소년부에 송치됐다.
A양 등은 2024년 9월 커피에 수면제를 섞어 40대 아버지에게 먹인 뒤,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은행에서 비대면으로 3100여만원을 대출받았다. 그러고 아버지의 계좌에서 4200만원을 빼내 금을 구입했다. 금은 다시 금은방에 팔아 현금화 했고, 피부관리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잠에서 깬 아버지가 자녀들이 사라진 것 알게 돼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이 하루 만에 이들을 찾아내면서 범행도 틀통났다.
경찰은 B군에게만 휴대전화로 대출받은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친족 사이 재산 범죄 처벌을 면제한다는 친족상도례 조항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았지만, 이에 따라 개정한 형법이 공포(2025년12월31일) 되기 전이었다. 또 B군은 경찰 조사에서 A양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지만, A양과 그의 남동생은 범행을 부인해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이 보완 수사에 나섰고, A양 남매의 공범 사실을 확인했다. 남매와 B군을 한 자리에서 대질조사하자 A양 남매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 등을 가루로 만들어 커피에 섞어 아버지에게 줬다고 자백했다.
검찰 관계자는 “A양 등이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훔쳐 대출을 받은 행위는 친족상도례 대상이 아닌데, 경찰에서 적용이 된다고 오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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