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부터 IRP·ISA까지 5060 절세법
부모가 자녀에게 생활비를 보내거나 자신의 신용카드를 쓰게 하는 일은 흔하다. 계좌이체 대신 현금으로 건네면 과세당국이 알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자녀에게 지속적으로 생활비를 지원하거나 그 돈이 주식·자동차 등 자산 취득에 사용되면 증여세 대상이 될 수 있다. 현금으로 전달하더라도 자녀가 주택이나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가 확인되면 과세를 피하기 어렵다.
세계일보 유튜브 <잘살아보세>에서는 이장원 세무사와 함께 가족 간 송금과 생활비 지원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증여세 기준부터 연말정산, IRP·ISA 활용법까지 5060 직장인이 꼭 알아야 할 절세 전략을 짚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5060 직장인이 연말정산 시 가장 자주 놓치는 항목은 무엇인가
“세 가지를 짚어드릴 수 있다. 첫 번째는 자녀의 나이다. 자녀가 만 20세를 넘으면 인적공제 대상이 아닌데, 여전히 아이를 중학생 정도로 생각하고 반영했다가 공제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는 총급여 기준이다. 5060세대는 총급여가 7000만원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에는 기준 이하였더라도 올해 연봉이 오르면서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공제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세 번째는 주택 수 변동이다. 이 시기에는 집을 새로 취득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택 관련 소득·세액공제는 대부분 무주택 여부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주택이 하나 늘어 1주택자가 되는 순간 요건을 위배해 공제를 못 받게 된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액 공제는 1주택자도 적용되는 만큼 꼭 확인해야 한다.”
―노후 대비와 절세를 위해 꼭 활용해야 할 계좌는 무엇인가?
“IRP(개인형 퇴직연금)와 연금저축계좌다. 이 두 가지는 세액공제 때문에 하는 것이다. 900만 원 한도까지 채우면 본인의 총급여에 따라 다르지만 5060세대면 대부분 13.2%를 세액공제로 받는다. 계산해보면 100만 원이 넘는 돈이다. 연 900만 원에 대해 13.2%의 연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연금저축과 IRP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무조건 디폴트(기본값)로 채워야 한다. 다만 계좌에 돈을 넣어두고도 원금 손실을 우려해 예적금(2~3%)으로만 보수적으로 묶어두는 분들이 많은데, 주말에 시간을 조금씩 내어 공부하면서 자산을 운용해보시길 권한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와 IRP로 받을 때 세금은 어떻게 달라지나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한 번에 정산해야 한다. 반면 IRP로 이전해서 가져가면 당장 퇴직소득세를 떼지 않고 연금 소득으로 가져갈 수 있다. 연금으로 받으면 10년 차까지는 퇴직소득세의 70%, 10년 이후에는 6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세금 면에서 확실히 유리하다. 무엇보다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으면 성급하게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자산을 잃는 사례도 적지 않다. IRP로 나눠 받으면 국민연금 수령 전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기)를 메우면서 보다 계획적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ISA는 연 20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고, 3년 만기 후 해지할 때 발생한 수익에 대해 일반형은 200만 원,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를 해준다. 그 이상의 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는 9.9% 분리과세로 끝나며 손익통산도 되고 건강보험료 산정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ISA에서 가장 유리한 활용법은 ‘배당과 분배금’을 받는 것이다. 일반 계좌는 배당소득세 15.4%를 내고 금융소득이 많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만 ISA는 이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5060세대는 근로소득이 높아 종합과세 구간(24%나 35% 구간)이 적용되면 세금 부담이 커져 세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데 ISA는 이를 해결해 준다.
다만 해외 주식을 직접 살 수는 없어 국내 상장 해외 ETF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단타(단기 매매)만 하거나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을 거래하는 분들은 실익이 거의 없다. ISA 계좌에 예·적금만 넣기보다는 투자 경험을 쌓는 계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약간의 중위험이더라도 예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 자산을 배우며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첫 단계로 삼아야 한다.”
―연금저축·IRP·ISA를 함께 운용한다면 어떤 순서로 납입하는 것이 좋나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아직 직장생활을 하며 소득을 벌고 있는 5060 세대라면 13.2%의 수익이 거의 확정되는 IRP와 연금저축에 먼저 900만 원 최대 한도를 채우는 걸 권한다. 그 후 ISA를 한도 내에서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배당 투자를 확대하고 싶다면 배우자나 자녀 명의 ISA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반면, 이제 퇴직해 더 이상 세액공제를 받을 근로소득이 없는 상황이라면 ISA 계좌를 더 많이 운용하는 것이 실익이 있다. 세액공제 받을 게 없으니 ISA를 통해 최대한의 수익을 낸 뒤 비과세와 9.9% 분리과세 혜택을 극대화하는 편이 낫다.”
―IRP는 목돈이 묶여 부담스러운데, 중도 인출도 가능한가
“노동법(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중도 인출이 가능한 요건이 있다. 무주택자가 최초로 주택을 취득하거나 주택 전세금을 내야 할 때는 제재 조건 없이 IRP 자금을 전부 뺄 수 있다. 실제로도 많은 직장인이 주택 가격이 오를 때 일시로 돈을 빼서 쓰며, 통계상으로도 중도 인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동성을 가질 수 있는 케이스가 있으므로 너무 부담을 갖지 않으셔도 된다.”
―가족 간 계좌이체를 할 때 안전한 기준이 따로 있나
“가족 간에 돈을 보냈다고 해서 무조건 증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빌려준 돈이라면 실제로 대여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차용증을 작성하고, 약정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 차용증만 작성하고 실제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증여로 판단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세법상 생활비는 경제적으로 부양이 필요한 사람의 일상생활을 위해 실제 사용한 돈을 의미한다. 자녀가 충분한 소득이 있는데 부모가 별도로 돈을 지원하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하면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생활비로 받은 돈을 주식이나 자동차, 오피스텔, 주택 등 자산 취득에 사용하면 증여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진다. 생활비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비용으로 소비돼야 한다. 금액이 적거나 가족끼리 주고받은 돈이라는 이유만으로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금으로 주면 증여세를 피할 수 있나
“현금으로 주면 안전하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실제로 돈을 뽑는 것도, 쓰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다. 은행 창구에서 1000만 원 이상 인출하면 고액현금거래보고(CTR) 대상이 되고 용도를 확인한다. 자녀 주려고 뽑는다고 하면 증여 여부를 확인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ATM도 한 번에 100만 원, 하루 600만 원까지밖에 인출할 수 없어 반복 인출하면 이상거래로 의심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현금으로 전달했더라도 그 돈이 주택이나 전세보증금, 주식 등 자산 취득에 쓰이면 자금 출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매일 ATM에서 165일 동안 총 9억9000만 원을 인출해 자녀 전세보증금을 마련해줬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주택을 살 때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는 만큼 조세 행정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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