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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예방하려다가 대장암까지?…헬리코박터균 치료의 놀라운 효과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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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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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대·이화의대·성균관의대 공동 연구팀
대장암 발생 위험 34% 감소, 대장암 사망 위험도 49% 감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은 사람의 위 속에서 살아가는 세균이다. 오래 방치하면 위염과 위궤양을 거쳐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이유로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따라서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의 효과가 위를 넘어 대장암 예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한양의대·이화의대·성균관의대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위장병·간장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사람은 치료하지 않은 사람에 견줘 대장암에 걸리거나 대장암으로 숨질 위험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오래 방치하면 위염과 위궤양을 거쳐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오래 방치하면 위염과 위궤양을 거쳐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9∼2011년 처음으로 헬리코박터균제균 치료를 받은 성인 93만1585명을 선별한 뒤 평균 12.4년 동안 추적해 대장암 발생과 사망 여부를 살폈다.

 

이 결과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사람들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대조군보다 34%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쉽게 말하면 일반인에게 대장암 환자가 100명 생길 때 제균 치료를 받은 사람들에게서는 약 66명 정도만 발생한 셈이다.

 

대장암으로 목숨을 잃을 위험은 더 크게 줄었다. 제균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사망 위험이 49% 낮았다. 다시 말해 대장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연구팀이 2024년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한 논문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의 재향군인 81만2736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비감염자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18%, 대장암 사망률이 12%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하지 않은 사람은 대장암 발생률이 23%, 대장암 사망률이 40% 각각 높았다.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해도 흡연·과음·복부비만이 있으면 위암 위험은 여전히 증가하며, 특히 55세 이후 제균 시 위험이 더 커진다. 게티이미지뱅크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해도 흡연·과음·복부비만이 있으면 위암 위험은 여전히 증가하며, 특히 55세 이후 제균 시 위험이 더 커진다. 게티이미지뱅크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는 위암뿐 아니라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위암과 대장암이 모두 흔한 우리나라에서는 적극적인 헬리코박터균 검사와 제균 치료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위암을 유발하는 대표적 발병 인자다. 1980년대엔 국내 인구의 약 70%가 감염돼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던 한국인 위암 발생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이후 제균 치료가 확대되며 감염률은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경로는 현재까지도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주로 침을 통해 사람 대 사람으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가장 흔한 전파 경로로 지목되는 것은 ‘가족 내 감염’이며, 대변으로 배출된 균이 식수나 식재료를 오염시켜 전파되는 경우도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관련 백신이 없어 철저한 위생 관리를 통해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용변을 본 후에 손 위생을 신경 쓰거나 회식 장소에서 술잔을 돌리지 않는 것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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