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가해자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련 조치를 내놓는 수사기관 인식 개선 관련 예산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기관의 부실한 위험도 평가가 보복 범죄로 이어졌던 사례가 있는 만큼 교육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평등가족부는 13일 경찰청·법무부와 공동으로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를 위한 4대 분야 20개 과제를 발표했다.
성평등부는 이 중 6개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정회진 성평등부 친밀관계폭력방지과장은 “수사기관의 젠더폭력 대응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젠더폭력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성평등부에서 스토킹 전문 강사를 파견해 교육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이 스토킹 가해자의 위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피해자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등 늑장대응을 했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 왔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장의 경찰이 가해자 위험도 파악을 못한다”며 “수사기관이 스토킹·젠더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해 인식 수준이 높아지지 않으면 문제는 되풀이 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교제폭력 관련 인식 개선이 수사기관에 필요하지만 관련 교육 예산은 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여성폭력방지법은 수사기관의 장이 구성원을 상대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각 수사기관 소속 2만3430명이 교육을 받았고, 성평등부는 그중 7% 수준인 1700명을 교육했다. 정부 부처간 협력을 강화한다기에는 부족한 비중이다. 올해 예산도 1억원 수준으로 교육 대상자 수는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정 과장은 “내년에는 50% 이상으로 교육 대상자를 늘릴 수 있게 예산을 5억원 수준으로 확보하려고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증액이 목표지만 관계 부처 협력이 가능할지, 실제로 늘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5일 성남시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의 경우 경찰이 가해자의 “반성하고 있다”는 말을 이유로 위험성이 낮다고 봐 구속 필요성 판단을 하지 않았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에서도 피해자는 살해당하기 전 경찰에 총 6차례의 신고를 했고 이 중 3번째 신고(2026년 1월28일)에서 자신의 차량에서 김훈이 부착한 것으로 의심되는 위치추적 의심장치가 발견됐다고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후 피해자는 6번째 신고(2026년 2월21일)에서 재차 위치추적기를 신고했고, 2월26일이 돼서야 경찰은 3번째 신고 당시 수거된 장치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했다. 피해자가 차량에서 위치추적기를 발견한 지 한 달 후에야 증거 확보에 나선 셈이다.
경찰 등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가장 먼저 만나는 만큼 스토킹 가해자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지만 관련 예산은 부족하고 이번 대책에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부족하다.
허 입법조사관은 “제도가 없어서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를 지키지 못한 게 아니다”라며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가해자 고위험군 판단을 할 줄 알아야 되는데 지금 지구대에 실무를 보는 4~5만명 되는 경찰관들에게 그런 역량이 없다, 관련 교육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평등부는 수사기관의 잠정조치 신청·청구 시 피해 상담 사실확인서·모니터링 자료 등 첨부를 활성화하는 등의 방안도 이번 조치에 포함했다. 이로써 법원이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해 적극적인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2/128/20260712515461.jpg
)
![[특파원리포트] 미국 건국 250주년의 진짜 의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21/128/20260621509064.jpg
)
![[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월드컵 경기의 한 가지 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4/27/128/20250427510612.jpg
)
![[박영준 칼럼]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 조건](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07/128/2026060750896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