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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 與 내부 ‘예외 허용’ 논의 본격화

입력 : 수정 :
김나현·홍윤지·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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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 연일 반발 이어져

“성폭력·가정폭력 기소율 절반 안 돼”
피해자에게 개악되는 개정안 반대
여성민우회·민변 등 6곳 기자회견

與 홍기원 제안한 예외적 허용법안
고민정·곽상언 등 10명 공동 발의
14일 의총… 신중론 등 다각도 논의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부실수사와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여성·장애인폭력 피해지원단체와 법조계에서 피해자 권리구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반발이 이어지고,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일부 개정 조항에 반대 의견을 냈다. 여당 내부에서도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민생범죄 등에 한해 보완수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전면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피해자 지원단체 “개악 안 돼”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장애여성공감 등 여성·장애인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6곳은 13일 민주당 김남희·김동아 의원, 진보당 손솔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무리한 입법 속도전 스톱!” 한국여성의전화 등 6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무제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손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뉴시스
“무리한 입법 속도전 스톱!” 한국여성의전화 등 6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무제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손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뉴시스

전다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는 “피해자의 권리 침해에 대한 대책도 없이 무리한 속도전에 내몰리고 있다”며 “검사의 수사지휘와 보완수사권, 전건송치 제도를 통해 경찰 수사를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성폭력범죄 기소율은 절반도 되지 않으며, 가정폭력 사건은 신고하더라도 대부분 현장 종결 등으로 처리돼 입건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서두르기에 앞서 피해자의 권리구제 수단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여성폭력 피해자에게 이의신청하는 절차를 만들지 말고 전건송치해야 한다”며 “경찰이 불송치할 경우 피해자가 권리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사건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증인만이 아니라 피해 당사자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민주당 형소법 태스크포스(TF)가 발의한 개정안 가운데 검사의 구속·압수수색영장 집행 ‘지휘’를 ‘촉탁’으로 바꾸는 조항에 대해 최근 국회에 반대 의견을 냈다. 법원행정처는 형소법이 검사를 재판 집행의 지휘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모두 현행 규정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與서 ‘예외 허용’… 野는 시행 연기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범죄에 한해 검사의 보완수사를 허용하자는 입법 움직임이 나타났다. 홍기원 의원은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민생범죄 등에 한해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형소법 개정안의 공동발의를 요청했다. 개정안은 고민정·곽상언·김남희·문진석·모경종·민홍철·박균택·박희승·이소영 의원 등이 공동발의에 이름을 올려 14일 발의될 예정이다.

 

홍 의원이 추진하는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 개시를 금지하고 보완수사요구를 원칙으로 하되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민생범죄 △구속·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병합이 필요한 사건과 피해자 이의신청 사건 등에 한해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별건수사를 금지하고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 지방공소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남용 방지 장치도 담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범여권 주도로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형소법 개정안 심의를 이어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소위 직후 “보완수사권 허용 여부만이 아니라, 고소·고발인, 피해자 등 사건 관계자 입장에서 억울함 없는 형사법 체계 전반을 고려하고 있다”며 “수사·영장·기소 단계에서 외부 통제가 적절히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 추진 법안에 대해선 “법사위원장이 결정할 문제”라며 소위에 회부되면 현재 심사 중인 민주당 TF안과 김용민·박은정 의원안, 차규근 의원안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소위는 수사과정의 모든 증거와 정황, 양형요소를 전자화해 기록화하는 방안을 비롯해 수사시작 단계부터 압수수색·영장·기소까지 수사관과 검사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책임지는 ‘수사실명제’(가칭), 수사부실·불법·지연 사후 검증 시스템 구축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보완수사권 관련 당 안팎의 신중론을 다각도로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한편,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법의 시행을 1년 미루는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곽규택 법률자문위원장은 의원총회 직후 “중수청과 공소청법 시행 시기를 2027년 10월2일로 늦추는 법안을 당론 발의하기로 했다”며 “보완수사권은 그대로 유지하고 경찰의 단독 사건 종결에 대해서는 보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검토를 거쳐 이번 주 중 발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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