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공익사업”… 분쟁조정 예고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작품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제작한 영문 도록을 둘러싸고 작품을 기증받아 소장 중인 서울시와 천 화백 유족 측의 천경자재단이 저작권 사용료를 놓고 맞서고 있다.
서울시는 재단이 제작한 도록의 유상 판매가 확인된 만큼 관련 규정에 따라 사용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천경자재단 측은 해외출판 지원을 받은 공익사업에 과도한 저작권료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한국저작권위원회 분쟁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13일 서울시와 천경자재단 등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해 천 화백의 예술세계를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천 화백의 작품 160여점과 수필 7편을 수록한 한글과 영문 도록 2000부를 이탈리아 미술전문 출판사 ‘스키라’를 통해 제작했다. 재단의 도록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해외출판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서울시는 최근 재단이 출판사에 의뢰해 제작한 도록 가운데 유상 판매분으로 분류된 1000부에 대해 작품 사용료 1210만원을 부과했다. 서울시는 재단이 당초 저작권 사용 허가를 신청할 당시 ‘비영리 목적 비매품 2000부’로 신청해 무상사용을 승인받았지만, 이후 스키라가 1000부를 일반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천 화백이 1998년 작품과 화구 등을 서울시에 기증하면서 저작권 일체를 넘긴 만큼 출판물 사용에는 시 허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재단은 이에 대해 출판된 도록 상당수를 국내외 미술관과 도서관 등에 기증한 데다가, 재단이 직접 판매 수익을 얻는 구조도 아니라며 사용료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큰 틀에서 공익 목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정부가 공익 해외출판 사업으로 지원한 프로젝트에 민간 출판사의 유상 유통이 결합된 경우 저작권 사용료를 어디까지 부과하고 감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일정한 기준점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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