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도 방콕의 술집에서 한밤에 큰불이 나 27명이 숨지고 60명 넘게 다쳤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57분쯤 태국 방콕북부 짜뚜짝 지역에 있는 ‘펍’ 형태의 술집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손님 등 27명이 숨졌으며 6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방콕 당국은 밝혔다. 차드찻 시띠뿐뜨 방콕 주지사는 부상자 가운데 22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는 술집 정문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고 짙은 검은 연기가뿜어져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손님들이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실제로 한 소방관은 로이터에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많은 손님이 펍 안에 갇혀있었고, 몇 명은 공연장 뒤쪽으로 탈출을 시도했다”며 “불길은 그리 거세지 않았지만 연기가 가게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불은 최초 신고 후 30분 만에 진화됐으나 비상구가 없는 쪽으로 많은 손님이 몰리면서 인명피해가 컸다. 생존자들 진술에 따르면 화재 후 연기가 가득 차자 많은 손님이 술집 내부 화장실이 있는 건물 뒤쪽으로 대피했지만, 그곳에는 비상구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응급 구조대원의 ‘보디캠’ 영상에도 술집 화장실 인근 바닥에 엎드린 채 누워있는 희생자들 모습이 담겼다.
머리에 붕대를 감은 밴드 음악가는 현지 언론에 “폭발 후 도망치려는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대부분 바닥에 쓰러져 도움을 요청했다”며 “어두웠고 연기가 자욱해 산소도 없었다”고 말했다.
화재 후 사고 현장을 찾은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도 취재진에 “희생자 여러 명이 술집 뒤쪽 화장실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술집에서 공연하던 (밴드 소속) 음악가는 ‘정전이 되고 무대 인근의 회로 차단기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을 봤다면서 이후 폭발음이 들리더니 곧바로 짙은 연기가 가득 찼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차드찻 주지사는 화재가 발생한 술집이 적절한 허가를 받았고 비상구도 갖추고 있었지만, 불이 급속히 번진 데다 갑자기 연기가 가득 차 손님들이 대피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희생자가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거나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당국이 신원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생자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탓에 아직 한국인 인명피해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사고가 난 업소가 불과 석 달 전 방콕시의 안전점검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차드찻 주지사는 지난 4월 점검 당시 비상 대피로 2곳과 비상구 표지, 비상등, 소화기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점검 당시와 실제 영업 환경은 달랐을 수 있다며, 화재 당일 출구 주변에 판매대나 집기류가 놓여 대피를 방해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술집의 라이브 공연 홍보 게시물에 따르면 내부 수용 인원은 300명이 넘고 비상구도 4곳이 있었다. 방콕 당국은 화재 당시 비상구를 장애물이 막고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술집 내부 대피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EFE·AFP는 대피로가 테이블과 여러 장식물로 막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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