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내년까지 유지 전망…공급증가는 내후년에나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90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으로 글로벌 빅테크 최고 기록을 세웠음에도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등 피크아웃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가 머지않아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런 전망은 최근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로 더욱 커졌고,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실적 기대감을 낮추면서 논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AI 투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도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되는 등 반론도 상당하다.
◇ 메타 신사업에 "하이퍼스케일러 자원 남아도나" 우려 촉발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메타가 AI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메타의 신사업은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제공해 수익화하겠다는 구상으로, 막대한 AI 투자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불식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AI 인프라를 과잉 구축했다면 이를 파는 것도 선택지"라고 말한 적도 있다.
메타 입장에서는 투자와 수익의 선순환에 대한 기대가 커진 소식이었지만,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컴퓨팅 자원이 남아돌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이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9.06%, 14.57% 폭락했다.
이런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분야로 투자가 이동하면서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으로 대표되는 하이퍼스케일러를 매력적이라고 본 반면, 올해 최대 상승 종목군이었던 반도체주는 순환매 여파로 신고가 경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2021년 8월 '반도체, 겨울이 온다' 제목의 보고서로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을 예측하며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2024년 9월에도 D램 가격 하락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과잉 등을 이유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절반 넘게 낮췄고 그 여파로 주가가 장중 약 11% 급락하기도 했다.
◇ "클라우드 진출은 예고된 사업, 투자과잉 해석 무리"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가 변동성 확대가 메모리 수요의 피크아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 끊이지 않는다.
메타만 봐도 이번 사업 계획과 별개로 기존의 투자 확대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가 지난 5월 AI 인프라 외부 판매를 시사한 뒤인 지난달 메타는 데이터센터 운영사 크루소로부터 1.6GW(기가와트) 규모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지난 4월에는 올해 자본지출 예상치를 기존 1천150억∼1천350억달러에서 1천250억∼1천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데이터센터 비용 증가에 대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타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예고해왔다"며 "이번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투자 과잉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가 각각 400조원, 30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 업황이 단기 등락을 거듭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중장기 공급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도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 사이클의 종료는 일반적으로 주도 응용처의 수요 감소로 촉발돼 왔으나 현재 AI 서버 투자는 계속 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금 조달도 여전히 안정적"이라며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충격이 아닌 뜬소문에 가까운 노이즈 혹은 오해로 사이클이 종료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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