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전 수석 “책임회피 위해 아주
의도적으로 다듬은 말, 반성 無”
최 의원 “盧 당선은 金 탈당 아닌
노사모 등 시민들의 헌신 덕분”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별하고 정몽준 후보를 택했던 자신의 행보를 두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몸을 던졌다”고 하자 당 안팎에서 “팩트(사실) 앞에 정직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정치적 아킬레스건’인 그날의 행적으로 인해 18년간 중앙 정치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야인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청(친정청래)계를 비롯해 당시 상황을 소상히 기억하고 있는 진보진영 인사들이 적지 않아 당권 경쟁 국면에서 관련 내용이 재차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7일 김 전 총리의 주장과 관련해 지인으로부터 “결코 동의할 수 없고,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온 세대에 심지어 ‘불쾌함’으로 다가온다”는 말을 들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 지인은 “바보 노무현의 도전을 지켜보며 그를 응원하고, 노무현의 실용주의에 마음이 식었던, 그리고 그의 눈물을 외면했던 세대가 느끼는 죄책감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아달라”는 부탁도 했다고 한 의원은 전했다.
한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과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마음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며 “자신을 선명하게 돋보이기 위한 메시지도, 상대에 대한 매서운 말들도 오갈 테지만, 그 말들로 인해 적어도 민주당을 지켜온 주인이자 주권자인 당원들의 마음을 해하는 말들은 삼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고 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소통수석 등을 역임한 천호선 전 수석도 김 전 총리 발언을 겨눠 “책임회피를 위해 아주 의도적으로 다듬은 말”이라고 전날 페이스북에 적었다. 천 전 수석은 “아예 단일화 얘기를 언급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이건 억지스러운 합리화이고, 적어도 충분히 솔직하지 않으며 물론 반성은 없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김 전 총리가) 당시 민주당을 탈당하고 정몽준 후보 진영으로 넘어간 것은 정몽준을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단일화도 정몽준으로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천 전 수석은 유시민 작가가 쓴 노 전 대통령 자서전에 ‘아마도 후보 단일화를 해야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김 전 총리의) 신념과 충정의 발로였을 것’이라고 적힌 것을 두고선 “유 작가의 추론 같은 것”이라며 “사실이든 아니든 이를 특별히 기술한 것은 유 작가의 배려”라고 강조했다. 천 전 수석은 김 전 총리를 향해 “적어도 ‘충정도 있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 반성한다’고 못할 것도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 정도 솔직하고 겸손하고 큼직한 정치인은 못 되는가”라고 했다.
지난 6일엔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정직하게 말하면 김 전 총리는 ‘정몽준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탈당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최 의원은 “이후 극적으로 노무현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고 정몽준의 단일화 파기로 더 극적으로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김 전 총리가 탈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진정성과 결단, 당시 이해찬 대표의 지혜와 결기, 그리고 국민개혁정당과 노사모 회원 등 시민들의 헌신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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