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장애인 전담 어린이집에서 의사표현이 서툰 장애아동들이 교사들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인 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가해 교사와 방관한 원장 등 무더기 입건에 나섰으며 관련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7일 대구 달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달서구에 있는 A장애 전담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원생들을 학대했다는 학부모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1월 한 학부모가 어린이집 내 CCTV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녀가 교사에게 반복적으로 꼬집히는 등 신체적 고통을 당하는 정황을 직접 확인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 실내에 녹화된 두 달 치(10∼11월) CCTV 영상을 전수조사해 가해 교사들을 특정했다. 조사 결과, 최초 신고된 아동 외에도 유사한 성격의 학대 피해를 입은 장애 원생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가해 교사와 관리책임이 있는 원장 등 총 9명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무더기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장은 어린이집 내 학대 행위를 예방하지 못한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입건했으며, 나머지 교사들은 직접적인 가해 행위를 하거나 동료 교사의 학대 상황을 알면서도 묵인∙방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영상 분석과 관계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아동 단체와 시민단체는 학대 실태가 경찰이 파악한 수준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대구장애인교육권연대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어린이집 내부 CCTV를 세밀히 분석한 결과, 학대 피해를 입은 장애아동은 무려 15명에 달하며 두 달간 확인된 학대 행위만 500여건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학대 행위는 교실과 치료 공간 등에서 이뤄졌고, 피해 아동들 몸에서는 반복적으로 난 상처 흔적이 발견됐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어린이집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수사기관에 별도로 신고하지 않은 채 학대 행위 당사자들을 권고사직 처리하는 등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고, 일부 피해 아동은 부모들 사정상 지금도 이곳 어린이집에 재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8일 달서구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달서구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아동보호 전문기관 등과 연계해 피해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검사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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