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15개 지역본부 참여
열돔·폭우·저기압 등 악천후 가정
5단계 걸친 비상단계별 조치 점검
9월중순까지 안정적 공급에 만전
찜통더위에 냉방 수요 급증 우려
에너지캐시백 활용 절전 동참 당부
지난 6일 오후 전남광주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재난종합상황실은 분주했다. 흐린 날씨라 태양광 발전을 이용할 수 없는데 낙뢰가 내리쳐 군산∼신김제 송전선로에 이상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2026년 하계전력수급비상훈련’ 참가자들이 긴박하게 움직였다.
예비전력이 1.5GW(기가와트)까지 떨어져 광범위한 지역에 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 위기가 닥치면서 전력수급비상 ‘심각’ 단계가 발령됐기 때문이다.
전력수급비상 단계는 준비-관심-주의-경계-심각 5단계로 구분된다. 예비전력이 턱없이 부족해져 ‘심각한’ 비상 상황으로 치닫자 재난종합상황실 수요팀은 문자로 전 직원에게, 행정팀은 재난관리통합시스템으로 전 사업소에 이러한 상황을 알렸다. 홍보팀은 방송사 협조를 받아 국민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며 절전을 요청했다. 한전은 곧장 부하차단(순환단전)에 돌입했다. 부하차단은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예비전력이 부족해지면 전력공급을 순서대로 차단해 대단위 정전을 막는 조치다.
상황실장을 맡은 김창완 효율사업실 부장은 “홍보2팀은 부하차단이 시행됨을 대상 고객에게 안내하라”며 “부하차단이 시행되면 정전에 따른 고객 민원이 많을 테니 각 팀에서는 고객 응대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해당 요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임무를 수행했다.
한전은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참여한 가운데 여느 때보다 극한 상황을 가정해 훈련했다. 올여름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열돔’(고기압이 열기를 가두는 현상)과 저기압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 아래 실시했다.
찜통 같은 더위에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데 흐린 날씨로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해 재생에너지 변동성이 심화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전은 앞서 예비전력을 확보하는 ‘준비’부터 ‘심각’까지 전력수급비상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가며 대응 체계 전 과정을 샅샅이 점검했다. 변압기 전압 하향 조정과 냉방기기 원격제어, 두산에너빌리티 등 120여개 유관 기관과의 공조 체계 등에도 문제가 없는지 하나하나 살폈다. 실제 심각 단계까지 갈 확률은 매우 낮지만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라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2011년 9월에도 심각한 전력난으로 블랙아웃(대정전)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신운섭 한전 수요효율처장은 “최근 데이터 수요가 늘어나고 무더위로 인한 냉방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강도 높은 전방위 훈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15년 전 9?15 정전사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달 29일부터 9월18일까지를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잡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전은 여름철을 포함해 해마다 극한의 악천후와 재난 대비를 위해 연인원 23만명을 투입하고 있다.
신 처장은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에 달해 대외 여건에 취약한 데다, 전기요금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어서 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할 우려가 크다”며 “한전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올여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전 국민이 에너지캐시백 등을 활용해 절전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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