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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벽 못 넘었지만 기술력 과시… ‘K방산 원팀’ 가능성 봤다 [加 잠수함 수주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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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박수찬·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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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한화오션, 실패 요인·성과

‘대서양 70년 안보동맹’ 승패 갈라
加정부 북극해 작전 중시 영향도
안창호함 태평양 횡단 ‘쇼케이스’
‘원조국’ 獨과 대등한 기술 경쟁력
카니 “둘 다 해군 요구조건 충족”

한화오션이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밀렸다. 한국 잠수함이 최종 경쟁 후보에 오르며 기술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과 상호운용성, 잠수함 운용·군수지원 경험 등 기술 외 요소가 최종 승패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조선·방산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TKMS를 선정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TKMS와 한화오션 모두 캐나다 해군의 요구 조건을 충족했지만 전략적 안보와 경제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계약 조건에 따라 투자액 전액이 캐나다 내에 재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회의 앞두고… 加, 장고 끝 발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운데)가 6일(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선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핼리팩스=AP연합뉴스
나토회의 앞두고… 加, 장고 끝 발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운데)가 6일(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선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핼리팩스=AP연합뉴스

카니 총리는 “만약 TKMS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캐나다는 예비 공급업체인 한화오션을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하고 협상을 진행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방산업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본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한화오션에 수주 기회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번 사업은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차세대 디젤잠수함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잠수함 건조뿐 아니라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까지 포함돼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캐나다 정부는 TKMS와 협상을 거쳐 2027년 말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고 첫 잠수함은 2034년 인도받을 계획이다.

 

캐나다 해군 전력 현대화와 북극 안보 역량 강화는 물론 나토 회원국 간 방산 협력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큰 사업으로 평가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TKMS 선정 소식 이후 자신의 엑스(X)에 “캐나다의 212CD급 잠수함 도입은 유럽과 대서양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강력한 신호”라고 환영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의 승패를 가른 핵심 요인으로 나토 동맹과 상호운용성, 북극 작전 환경을 꼽는다. 캐나다, 독일·노르웨이는 나토 회원국으로 오랜 기간 연합훈련 등 군사협력을 이어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우리와의 인도·태평양 협력은 앞으로 만들어가는 일이고, 대서양 동맹 관계는 70년간 작동된 현실의 문제”라며 “캐나다가 전략적 고민 끝에 기존 동맹 강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도 “나토 동맹은 70년 넘게 축적된 현실”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지리적으로 북극과 가까운 캐나다와 독일, 노르웨이는 해양 안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TKMS가 제안한 212CD 잠수함은 빙산 아래 잠항 능력과 극한의 저온·해수 부식 환경에서의 운용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북극해 작전을 중시하는 캐나다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성능이다.

 

특히 TKMS는 나토 회원국 6개국을 포함해 20개국에 160여 척의 잠수함을 공급한 실적을 갖고 있다. 동맹국의 훈련과 병참, 작전 개념을 잠수함 운용체계에 반영해온 경험도 강점으로 꼽혔다. 반면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 수출 경험을 제외하면 나토 국가에 대한 수출 실적이 없어 장기 운용 경험과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 입항한 3000t급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의 승조원들이 대함경례를 하고 있다. 도산안창호함은 한국 잠수함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해 K방산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해군 제공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 입항한 3000t급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의 승조원들이 대함경례를 하고 있다. 도산안창호함은 한국 잠수함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해 K방산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해군 제공

정부가 HD현대중공업은 물론 해군과 방위사업청 등이 포함된 ‘원팀’을 꾸려 한화오션의 수주전을 전방위로 지원했지만 나토 동맹의 굳건한 장벽과 TKMS의 저력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 수주전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란 평가가 나올 만큼 ‘한국 방위산업 역량을 드높인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방위사업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과거 독일로부터 잠수함 기술을 도입했던 대한민국이 잠수함 원조국과 성능과 납기 등 모든 기술능력 면에서 대등하게 경쟁했다는 점은 우리 방산 기술력의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호평했다. 방위사업청 한 관계자도 “(수주전 과정에서) 국산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횡단하며 약 1만4000㎞를 항해한 것은 향후 해외 사업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잠수함 강국인 독일과 막판까지 대등하게 경쟁함으로써 K방산의 역량을 해외에 각인시키며 향후 각국 전력증강사업에 자신 있게 뛰어들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우리 잠수함의 뛰어난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나토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이번 결과는 전적으로 한화오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주 경쟁 과정에서 확인된 과제를 면밀히 분석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도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정부와 기업이 함께 뛰었던 경험은 K방산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K방산의 도약을 위해 동맹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기술협력 등 견고한 방산 동맹의 문을 열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다음은 ‘이잘싸’(이기고 잘 싸웠다)가 될 수 있도록 오늘의 경험을 반드시 내일의 경쟁력으로 만들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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