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징계 정치’의 칼을 다시 휘두를 태세다. 국힘 중앙윤리위원회가 그제 재가동돼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접수된 징계요청서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다. 장 대표는 “심각한 해당(害黨) 행위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히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친한(친한동훈)계 10여명과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한 쇄신파 의원 25명 등이 주요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징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보수 재건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자해정치라니 기가 찰 따름이다.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윤리위가 열린 것은 약 4개월 만이다. 장 대표 측은 윤리위가 당 지도부와 별개로 운영되는 독립기구인 점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가 직접 일부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징계 필요성을 공개 언급한 이후 윤리위가 움직인 만큼 장 대표의 의중과 분리해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윤민우 윤리위원장 역시 장 대표가 임명한 인사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해당 행위로 인한 징계는 원칙과 기강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장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가 공개 지원한 후보들은 낙선하고 장 대표와 거리를 둔 오 시장과 한동훈 의원은 기사회생했다. 이런 판국에 누가 누구를 징계한다는 것인가.
국힘은 7일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개정법을 ‘입틀막법’이라며 헌법소원 청구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장 대표가 징계로 의원들의 건전한 언로(言路)를 틀어막겠다는 건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국힘 초·재선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은 어제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반성과 성찰을 통한 덧셈 정치를 하지 않고 징계 정치를 재개한 것은 정적 제거,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조차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징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올 초 친한계에 대한 징계가 이미 두 차례 법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그런데도 또 징계 카드를 꺼낸 건 혼란과 분열만 키우는 일이다. 지방선거 이후 잠깐 반등했던 국힘 지지율이 제자리로 돌아간 것은 쇄신을 외면해온 장 대표의 역주행 탓이다. 장 대표는 의원 총회 결의가 있어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렇다면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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