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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쏠림에 맞선 지역 R&D…KETI ‘3각 거점’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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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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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산업 경쟁력이 국가 성장의 체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수도권 집중이 심해지면서 지역 기업들은 우수 인력 확보와 첨단 인프라 구축에서 점점 더 큰 벽을 마주하고 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제공    

지역 균형성장이 선언에 머물지 않으려면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지원과 연구개발 협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은 성남 본원을 중심으로 광주, 전북, 동남권에 지역본부를 두고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세 지역본부 모두 기술 개발부터 실증, 제품화까지 연구개발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지역별 산업 기반에 따라 역할은 다르게 짜였다.

 

광주지역본부는 KETI 지역 거점 가운데 가장 먼저 자리 잡은 곳이다. 2005년 4월 출범 이후 스마트가전, 에너지, 전장 분야를 중심으로 광주 지역 산업과 협력해왔다. 에어가전혁신지원센터와 저압직류(LVDC) 인증지원센터 등을 통해 시험·인증 기반을 넓혔고, 최근에는 초개인화 인공지능(AI) 가전, 가정용 임베디드 AI, 에너지 AX 기술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AI 모빌리티 국가시범도시, 피지컬 AI 기반 미래차 산업혁신 클러스터 등 미래차·AI 관련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지역 기업이 새 기술을 개발해도 실증과 인증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광주지역본부는 연구기관의 기술 역량을 지역 기업의 사업화 과정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북지역본부는 전북특별자치도의 ‘피지컬 AI’ 전략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 장비, 차량 등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제어하는 기술을 뜻한다. 전북은 농생명, 특장차, 제조 기반이 강한 지역인 만큼 KETI는 스마트농업과 모빌리티, 제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자율작업 농업로봇과 특장차다. 농업로봇은 작업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움직여야 하고, 특장차 역시 운행·작업 조건에 맞는 제어 기술이 중요하다. 전북지역본부는 이런 현장형 기술의 개발과 실증을 통해 기존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새 성장동력 발굴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동남권지역본부는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기계·방위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창원국가산단을 낀 경남은 국내 기계제조와 방위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KETI는 이 지역에서 제조 AX 전환을 위한 기술 지원, 기업 컨설팅, 디지털 전환 모델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계·방산 제조 디지털전환(DX) 지원센터 구축이 진행되면서 동남권지역본부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기존 스마트제조공정혁신센터, 경남 산업디지털전환협업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역 제조기업이 생산공정과 데이터, 장비 운용 체계를 고도화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제조 AX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연구기관과 산업 현장의 협력은 이제 지방의 생존 전략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KETI는 광주·전북·동남권 지역본부를 축으로 공동 연구개발, 수요·공급기업 매칭, 디지털 전환 컨설팅 등 기업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자체가 전략산업의 방향을 잡고, 연구기관이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며, 기업이 현장에서 사업화하는 방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산업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구호보다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술 지원이 중요하다”며 “지역 연구거점이 기업의 기술 수요를 빨리 파악하고 실증, 인증, 사업화까지 이어주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수도권과의 격차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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