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엔 반려견 사체, 동물 여럿 키우며 열악한 환경
생후 19개월뿐이 안된 딸을 방임해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20대 친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 검찰 징역 30년 및 출소 후 5년 보호관찰 구형
인천지법 형사14부 심리로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30년과 출소 후 5년간 보호관찰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장기간 피해 아동을 제대로 양육하지 않고 방임해 아이가 2개월간 정신적·신체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숨졌다”고 지적했다.
수사 결과 A씨는 피해 아동의 상태를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마치 아이가 없는 것처럼 개인 생활을 영위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해 아동은 울음소리로 자기 의사를 표현했지만 결코 전달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양육 의무가 있는 엄마로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오랜 기간 폭력성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한 방임을 해 아동학대범죄 재범 우려도 매우 높은 걸로 보인다”며 “수사 과정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만 보이는 등 전반적인 태도가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아 보호관찰 필요성이 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 변호인 사회 안전망 부재와 경계선 지능 강조하며 항변
반면 A씨 변호인은 “전체지능지수 75로 경계선 지능인 A씨가 생활고와 양육 스트레스를 겪으며 우발적으로 한 행동일 뿐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이 상태가 나쁜 상황에서 통원 치료를 미룬 것 역시 A씨가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판단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씨는 두 아이 친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수급비에 기대 생활했다”며 “이 사건은 고의를 가진 잔혹 범죄가 아니라 사회 안전망 부재로 인해 취약한 미혼모가 양육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경솔한 제 선택이 제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아기에게 해서는 안 될 죄를 저질러 깊이 반성하고 있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변화의 의지를 믿어주시고 관대한 처분을 내려주시면 이게 끝이 아님을 명심하고 행동으로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 홈캠에 담긴 거친 폭언과 92시간의 홀로 방치
이날 법정에서 일부 공개된 A씨 자택 홈캠 영상에는 생후 19개월이던 B양에게 소리를 지르고 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월 28일 영상에서 A씨는 울고 있는 B양에게 “야, 일어나. 말 안 듣냐”며 “손모가지 분질러줄까”라는 등 거친 발언을 이어갔다.
다른 날에는 토하듯 기침을 하며 우는 B양에게 “방 치우라고 했지”, “사고 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라며 소리를 질렀다. 19개월 된 아기에가 방을 치우라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A씨는 또 평소 B양을 낳은 것을 후회하며 양육을 귀찮게 여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부터는 우유나 이유식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방에 방치했고 최대 67시간 동안 음식을 주지 않았다.
특히 B양이 숨지기 직전인 2월 28일부터 닷새 동안은 총 120시간 중 92시간을 B양 홀로 집에 둔 채 놀이동산과 찜질방 등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B양은 영양결핍과 탈수 등으로 숨졌다. 부검 결과 사망 당시 B양의 체중은 4.7㎏으로 같은 연령 여아의 평균 몸무게인 10.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월 300만원 공적 지원에도 차단된 현장 확인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한부모 가구로 분류돼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월평균 300만원이 넘는 공적 지원을 받았다. 취약계층을 위한 ‘푸드뱅크’에서도 매달 식재료와 간식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푸드뱅크를 이용한 마지막 날은 B양이 숨진 채 발견되기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1일이었다. 여러 공적 지원이 있었음에도 정작 보호가 필요한 영아에게는 전혀 닿지 못한 것이다.
A씨는 이 지원금 중 일부로 매달 뮤지컬 회원권을 사거나 개인 후원금을 냈고 자택에는 개 2마리의 사체와 배설물 담배꽁초 등을 방치하며 양육을 소홀히 했다.
B양은 숨지기 전인 지난달 20일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A씨와 함께 참석했다. 딸이 숨지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는 보육료 신청과 관련해 지자체 상담을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러나 A씨 가정에 대한 지자체의 실제 방문 상담은 지난해 2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로는 유선과 온라인 행정복지센터 내방으로만 이뤄졌다.
접촉 자체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제 아동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면 방문이 1년 넘게 이뤄지지 않아 비대면 서류 행정의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B양은 어린이집 입학 예정이었던 지난 3일 등원하지 않았고 다음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 첫째 딸 아동방임 혐의 추가 송치
한편 사건 발생 직후 첫째 딸 C양은 A씨와 즉시 분리돼 현재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이후 A씨에게 첫째 딸을 방임한 혐의를 추가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C양의 발육 상태는 비교적 나쁘지 않았지만 동물 사체와 배설물이 방치된 주거 환경 등을 종합할 때 정상적인 양육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수사 기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둘째 딸과 첫째 딸의 친부는 서로 다른 인물이며 두 사람 모두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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