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공공시설에 무료 생리대를 비치하는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성평등가족부는 6일부터 서울 광진·은평구, 경기 광명·수원시, 충남 서천군, 대전 중구, 전북 정읍시, 전남 목포시, 광주 북구, 경북 구미시, 경남 거창군, 제주 제주시 등 전국 12개 시범지역 공공시설 약 500여 곳에 생리대 지급기를 설치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주민센터, 도서관, 청소년시설 등 접근성이 높은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용자는 설치된 지급기에서 ‘공공 생리대’ 또는 ‘모두의 생리대’로 표시된 포장 생리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제공 제품은 1팩에 중형 생리대 2개가 담긴 형태다. 포장팩에는 ‘공공생리대’ 표기를 했다.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위해 총 650만 팩, 약 1300만 개의 생리대를 준비했으며, 지역별 여성 인구와 이용 수요를 고려해 물량을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에 1인당 1팩 사용을 기준으로 수요를 추산했다.
생리대 지급기는 수동과 자동 방식을 병행해 운영한다. 수동 지급기 300대는 이날부터 여자화장실 등 관리자 접근성이 좋은 장소 위주로 우선 설치하고 자동 지급기 400대는 오는 20일부터 순차 설치한다.
수동 지급기는 1대당 18팩을 적재할 수 있다. 자동 지급기는 1대당 170팩을 적재하며 사물인터넷 기능으로 실시간 재고 관리와 보충 확인이 가능하다.
제품 선정 과정에서는 가격보다 안전성과 품질이 우선 고려됐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외품 기준 검토에 참여했다. 지급기 개발은 조달청 협조 아래 민간 업체와의 맞춤형 설계를 통해 이뤄졌다.
다만 무료 배포 특성상 일부 이용자가 필요 이상으로 생리대를 가져가거나 재고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서울시가 2018년 공공기관 비상용 생리대 비치 사업을 도입했지만 재고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2024년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은 종료됐다.
향후 성평등부는 자동지급기에 탑재한 QR코드 기능을 활용해 오남용 방지 대책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이용 우려가 커질 경우 개인 휴대전화로 QR코드를 발급받아 인증한 뒤 사용하는 방식 등이다.
QR 기능을 활용할 경우 가까운 지급기 위치와 생리대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웹페이지와도 연계할 수 있다. QR 기능 도입 시점은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다.
성평등부는 이 밖에도 무료 제공 생리대의 되팔이를 막기 위해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공공생리대를 거래제한 품목으로 반영해 달라고 최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약 6개월 만에 추진된 정책으로, 총 32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다. 정부는 기존 취약계층 대상 생리용품 바우처 지원 사업과 병행해 공공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성평등가족부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이용 패턴과 재고 관리 체계를 점검한 뒤 전국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공공 생리대 시범사업은 생리대를 공공재 수준의 생활 편의 서비스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 사업이 생리대 공급 채널을 다변화함으로써 생리대 가격 안정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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